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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막 파라과이와 체코와의 분리 이후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 무대에 오른 슬로바키아와의 전반전이 끝났습니다. 물론 예상했던대로 1-0으로 파라과이가 이기는 상황에서 하프타임을 맞게 되었죠.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대한민국이 나이지리아와의 조별 마지막 경기에서 3-0의 스코어로 이김으로써 가뿐하게 원정 16강의 신화를 만들어가게 될 거라고요.

그런 생각을 갖게 되려면 몇 가지 고개를 끄덕이게 할 요인이 있어야 할 터인데 과연 대한민국이 나이지리아를 이길 수밖에 없는 것들로 무엇이 있을까 싶어 하나씩 메모장에 써보기 시작했습니다. 축구를 보는 눈에 있어서는 아마추어도 모자라 완전 쌩초보인 불탄의 입장에서 써 내려간 "내 맘대로 억지로 만든 대한민국이 이길 수밖에 이유"가 무려 7가지나 되더군요.

그래서 한번 여기에 적어보려 합니다. 전문가 집단의 콧방귀나 반발에 대해서는 지식이 부족한 관계로 항변을 하지 못할 터이니 그대로 수용하겠습니다. 다만, 재미라고 생각해주시고 또 그렇게 되길 바라는 소망으로 여겨주시어 그냥 가볍게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1. 국가의 이익보다는 개인의 몸값에만 관심

말 그대로입니다. 아프리카 대륙에 조국을 둔 선수들의 공통점은 국가의 이익이나 국민의 염원보다는 자신의 경기력을 세계의 많은 스카우터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입니다. 공 하나에 목숨을 걸며 내일의 꿈을 키워가는 그 이유는 지긋지긋하게 세습되어왔던 가난과 빈곤으로부터의 탈출이 아닐까 싶습니다.

2. 팀웍이나 조직력보다는 개인기 위주의 경기력

1번과 같은 이유입니다. 좋은 찬스에서 보여지는 모습들을 가만히 살펴보면 보다 완벽한 찬스를 위해 희생을 하기보다는 자신이 골로 결정지으려는 성향이 강합니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자신이 가진 역량을 보다 강한 이미지로 어필시키기 위한 개인기 위주의 경기력이 눈에 두드러지게 보여집니다.

3. 자국민들의 무관심

크로켓이나 럭비에 더욱 관심이 많은 대륙이 아프리카입니다. 자국민들의 열렬한 응원이 힘이 되어줄 수 있을 텐데 기껏해야 벌떼소리로 밖에 들리지 않는 부부젤라를 경기의 흐름이나 리듬과는 전혀 관계없이 습관적으로 불어대고 있으니 타대륙의 국가대표팀이나 팬들만큼이나 자국민들에게도 응원으로서의 수단이 아니라 짜증을 유발시키는 소음으로 인식될 수밖에 없습니다.

4. 나이지리아 대표팀에 대한 축구단체들의 무자비한 비난

카메룬만 하더라도 아프리카 대륙으로 따지자면 가장 많이 월드컵에 출전했던 나라입니다. 네덜란드가 첫 16강 확정국이 되는 순간 카메룬은 16강 탈락의 아픔을 겪어야 했지요.

이에 대한 도미노 현상이 그려졌는지 모르겠지만 나이지리아 대표팀을 향한 자국의 여론은 이미 16강 탈락을 확정짓고 있는 듯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습니다. 심지어 나이지리아의 상징이었던 "슈퍼 이글스"를 "슈퍼 칠면조"로 깎아내리는 것도 부족해 그리스전에서 필요없는 파울로 퇴장을 당했던 카이타 선수는 살해협박을 받고 있기도 합니다.

불탄의 입장에서도 자국의 영광과 명예를 위해 국가대표로 경기를 치르고 있는 와중에 이런 대접을 받는다면 개인의 안위를 위한 경기를 할 것이고, 앞으로의 돈벌이를 위해서라도 부상없는 경기를 치르기 위해 소극적으로 뛸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5. 아시아 국가의 축구는 유치원 수준이라는 인식

카메룬이 일본에게 졌을 때 아프리카 대륙에 있는 국가들은 모두 "일본 따위"에게 졌다고 호된 비난을 하고 나섰습니다. 그만큼 아시아 축구에 대해서는 업신여김의 수준을 벗어나서 경멸까지 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아프리카 대륙을 모국으로 삼고 있는 선수들의 순발력과 탄력성을 은근히 조심하고 있는 아시아 지역의 국가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거지요.

6. 카이타의 결장과 풀백의 부상

4번에서 언급했듯이 카이타 선수는 대한민국과의 경기에 출장할 수 없습니다. 퇴장의 여파 때문이지요. 거기에다가 왼쪽 풀백의 힘이었던 주전 타이워 선수와 교체카드였던 에치에질레도 허벅지 통증이라는 쉽게 진정시킬 수 없는 부상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나이지리아의 카이타 선수가 퇴장을 당하게 된 비신사적인 발길질 장면

그리스전에서 타이워와 에치에질레 두 선수 모두 부상을 호소하며 교체가 되었죠. 대한민국의 박지성 선수가 이 공간을 마음껏 활개치게 된다면 제대로 막을 풀백 선수가 없는 나이지리아로서는 무조건 공격일변도로 나올 수밖에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7. 수비 불안, 결론은 무조건 공격 앞으로

자! 결론은 났습니다. 어차피 수비에 구멍이 뚫려있는 나이지리아가 승산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오로지 공격일변도의 전략으로 나올 겁니다. 그렇다면? 미드 필드 진영에서부터 압박을 하면서 양쪽 날개를 활짝 펴고 골문으로 크로스를 하거나 윙쪽에서의 돌파에 이은 골문 쇄도를 효과적으로 한다면 필승, 그것도 3-0 정도는 무난하지 않을까요?


짧고, 강하게 여기까지만 말씀드리면서 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 이렇게 글을 마치는 순간 파라과이가 쐐기골일 듯 싶은 두번째 골을 성공시켰네요. 결국 슬로바키아로서는 영원한 우승후보국 이탈리아와의 마지막 경기를 승리해야 한다는 부담이 생겼습니다. 물론 파라과이 역시 F조에 포진되어 있는 4개국 중 가장 먼저 유리한 위치를 선점했다는 정도로만 기뻐해야 되겠지요?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