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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를 낳아 양육하고, 교육하는 것은 사회제도나 국가지원이 어느 정도 따라줘야겠지만 온전히 부모의 몫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허니 고래(來)로부터 자녀에 대한 부모의 역할과 책임을 무수히 강조했을 겁니다. 또한 꼭 자녀가 아니더라도 외벌이로서는 일상생활에서 불편함을 느끼는 탓에 맞벌이 가정이 점점 늘어가고 있는 상황이다보니 언제부터인가 자녀를 갖는다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하게 되는 사회풍토가 되어버렸습니다.

주변을 살펴보더라도 한자녀만을 낳아 키우거나 임신시기에 대해 충분한 계획을 미리 세우는 가정이 많습니다. 아무리 사회제도나 정부지원에 대해서 어느 정도 기대를 갖게 된다 하더라도 서두에 언급했듯이 그 역할과 책임에 있어서는 온전히 부모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다보니 저출산 고령화사회에 대한 위기감이 매년 증폭되어 가고 있고, 정부에서도 출산장려정책이라는 것을 밥상에 올라오는 반찬처럼 매년마다 종류를 달리하여 국민들에게 제시하고는 있지만 실효성이란 측면에서는 답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첫아이 출산연령이 매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 성혼하는 연령이 높아지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꼭 그런 이유 때문만은 아닐 거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또한 바닥까지 치고 있는 출산율이 정부나 지자체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증가하는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것이 경제적인 면에서 오는 부담감이 가장 큰 요인이 될 수는 있겠지만 경제적인 부담 이외에 작용하는 심리적인 요소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일 겁니다.

그렇다면 심리적인 면을 자극하는 것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지금부터는 불탄은 심리적인 면을 자극하는 주체의 하나로서 정부의 보육정책에 대해 잠시 언급을 하려 합니다.

허나 항상 대립의 눈을 들어 바라보게 되면 서로가 가진 가치관이 충돌하여 의도치 않은 논쟁의 중심에 설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기도 합니다. 가진 자와 조금 덜 가진 자의 대립이 될 수가 있을 것이며, 상황에 놓인 당사자와 그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또는 이해하고 싶지 않은 비당사자의 견해차이가 될 수도 있을 겁니다. 되도록 그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심사(思)에 숙고(考)까지 해보기는 하겠으나 표현력이 부족하여 오해의 소지를 낳게 하지는 않을까 고민이 되기도 합니다.

그럼 지금까지 체감적으로 닿아오지 않는 정부의 보육정책에 대해 조금 생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정부는 출산장려정책의 일환으로 경제적인 부담으로 작용하는 사교육비를 없애기 위해 초등학교 조기입학제도를 언급했었습니다. 어린이집이나 사설 유치원으로 흘러들어가는 사교육비에 대한 부담을 초등학교에 조기입학시킴으로써 해결해 보겠다는 논리였습니다. 아직 미취학 아동을 양육하고 있는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을 겁니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자녀에게는 또 그 수준에 맞게 진행시켜야 할 뭔가의 액션이 필요하게 될 거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미취학 아동의 연령에 따른 소관부처가 너무 제각각이라는 것도 자녀를 교육하는 부모에게는 혼란스러움을 갖게 합니다. 0세아부터 만 2세아까지는 여성가족부에서 주관을 하고 있고,
만 3세아부터 만 5세아까지의 교육문제는 교육과학기술부가 담당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0세아부터 만 5세아까지의 보육문제는 보건복지부가 맡고 있지요.

KTV 한국정책방송 2010.5.14

여성가족부는 최근에 가정내 돌봄 서비스에 대한 홍보활동을 아주 활발하게 하고 있습니다. 돌봄 서비스를 맡을 여성들을 통한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는 뉘앙스도 많이 풍기고 있고요. 교육과학기술부에서는 유치원 시설의 개선이나 확충에 많은 자원을 투입시키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에서도 '어린이집 보육포털'에 대한 홍보를 적극적으로 펼침으로써 나름대로의 호응을 이끌어내려 노력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각 부처의 업무가 중복될 수도 있을 것이고, 또 부처간 책임소재를 따지기 힘든 업무도 있을 겁니다. 중복되는 업무는 나눠가지면 되고, 책임소재가 명확하지 않은 것에 있어서는 어느 부처에서건 먼저 의뢰를 받은 곳에서 선조치 후평가를 해서 선례에 따른 업무의 영역을 배분해 가면 별 문제가 없을 겁니다.

허나 우리나라 공직사회의 단면을 보고 있노라면 절대로 지침이나 규정에 속해있지 않은 내용에 있어서는 움직이지 않는다는 게 문제가 되는 겁니다. 한가지 단편적인 예를 들어보자면 보건복지부에서 이번에 개편한 '어린이집 보육포털'에는 교육과학기술부 담당의 유치원에 관한 자료가 생략되어 있다고 하니 이 또한 전시행정의 또 다른 모습이 아닐런지요?

보건복지부와 교육과학기술부, 그리고 지방자치단체는 조금씩의 차이는 있겠습니다만 보육비와 육아비, 양육수당 등의 예산을 확보해 놓고 수급대상자를 선별하여 지급하고 있습니다. 허나 그 지급율에 있어서는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합니다.

각각의 부처가 독립적으로 운용을 하지 않고 통합적인 홍보와 안내방법을 선택한다면 좀더 많은 수급대상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도 있을 겁니다. 또한 이와는 별개로 정부에서는 타당성있는 보육정책을 수립하여 1회성 이벤트로서가 아니라 일관성있게 지속시켜 나가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바라고 싶은 것은 요즘 밥 못 먹는 사람이 어딨냐고 말하기 전에 한번만 더 생각하고, 마음 속으로 '경제능력 안되면 자식 낳지 말아야지' 그런 생각을 뼛속 깊이 갖고 있는 지체 높으신 분들이 출산율 올리려고 억지만 쓰고 있는 건 아닌지 한번만 더 고민해 달라는 겁니다. 제발 덕분에 사교육비 없앤다며 외고폐지 거론하더니 영어 내신 높이고, 자율고 만들어서 가난한 학생까지 학원가로 내몰고 있는 건 아닌지 한번만 더 반성해 달라는 겁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