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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두달 사이. 정부는 공공요금 안정화 정책에 큰 변화를 가져가려 하고 있습니다. 나름대로는 묶여있던 공공요금을 줄줄이 인상함으로써 해당 부처나 공공기관의 숨통을 틔워주겠다는 뜻이겠지만 그래도 설마하면서 불안해 했던 국민의 한사람으로서는 "아! 그토록 우려했던 일들이 결국 이렇게 오고야 마는구나!" 싶더랍니다.

선거용 애드리브로 민심을 어르다가 적당한 시기라고 선택한 것이 바로 지금이었을까요? 어쩌면 선거 전부터 계획하고 있던 수순의 하나였을까요? 가장 먼저 메스를 들이대는 곳은 전기료와 가스요금이 될 것 같은데 기획재정부에서 주장하고 있는 것처럼 전혀 순차적 인상으로 보여지지는 않는 것 같군요.

선거 전, 정부는 서민생활에 미치게 되는 파급효과를 우려함과 동시에 물가 오름세 심리를 자극시키지 않기 위해서 연내 전기료와 가스요금 등의 동결을 주장해 왔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어제인 6월 21일에 있었던 국회 기획재정위 전체회의 질의에서는 올 하반기에 전기료와 가스요금을 순차적으로 인상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는군요.

MBC 뉴스

그것 뿐만이 아닙니다. 대중교통 요금의 인상과 종량제쓰레기봉투 요금까지 들썩이고 있습니다. 항상 문제가 되어왔던 TV수신료도 포함되겠지요. 그렇다는 것은 또 한번 서민 생활경제 전체를 아우르는 대대적 물가인상이 불가피하게 될 거고요.

물론 정부 측에서 제시하고 있는 공공요금 인상의 배경만 따져보자면 그럴 수 있겠다 싶을지도 모릅니다. 소비자물가 상승분보다 공공요금 상승분이 낮은 수준으로 제한되어 왔으니까요. 그렇지만 공공기관의 2008년 적자금액은 2009년에 이르러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올해 적자금액에 있어서도 2009년의 적자감소 기세를 감안한다면 우려할 정도까지는 아닌 것 같아 보입니다.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화가 날 수밖에 없는 것은 그동안 보아왔던 공공기관이나 국영기업들이 겪고 있는 적자경영에 의한 재정부담은 항상 국민의 몫으로 돌려졌다는 것입니다. 국민들의 잘못이 아닌데도 말입니다. 막말로 국민들이 건강보험료를 적게 내서 건강보험관리공단이 심한 재정난에 허덕이는 것은 아닐 겁니다. 국민들이 국민연금을 적게 내서 국민연금관리공단의 만성적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아닐 테고요. 저출산 고령화사회가 대한민국 현실임을 감안해 본다면 국민연금 수급대상자들이 증가하는 속도에 국민연금관리공단의 연금 지급준비금을 맞춰 나가야 하겠지요?

국민에게 뭔가를 부담시키려 하기 전에 국민의 혈세가 어이없이 낭비되고 있는 요인들을 먼저 척결해야 하지 않을까요? 공직자 비리의 척결, 공공기관일수록 필요 인력만으로 조직을 구성하는 조직 다이어트, 위험요소가 내포되어 있는 곳으로의 과도한 투자 억제, 공적자금으로 유입되는 현금흐름의 관리......

서민들은 연내에 또 한번 곡소리를 내야 할 판이랍니다. 하늘님이 굽어보시고 나랏님이 보살펴주셔야 서민들의 웃음꽃이 피어납니다. 서민들의 얼굴이 활기찬 나라여야 제대로 된 나라입니다. 이번에도 여러 이유를 들어 어쩔 수 없이 인상을 하겠다고 하니 따라는 가야 하겠습니다만 올 겨울 매서운 칼바람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런지 벌써부터 한숨이 흘러나오네요. 1회용 부탄가스가 더 잘 팔리는 겨울이 되지나 않았으면 좋으련만......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