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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리더십의 교훈

IMF 이후 끊임없이 도입된 선진화된 서구시스템은 일정 부분 국내 경제 성장에 도움을 주었지만, 적잖은 부작용을 낳은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그동안 한국에 적합한 안정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았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2010년 월드컵에서 16강을 달성한 허정무 감독의 리더십이 한국 CEO들에게 의미하는 바가 크다. 이는 히딩크 감독으로 대변되는 서구형 리더십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여 성공적인 16강 진출 결과를 얻어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른바 월드컵 리더십을 통해 우리나라에 적합한 새로운 리더십을 구축할 수 있는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변화하는 리더십

히딩크 감독은 학연·지연 등 부정적인 요소가 만연한 한국 축구 환경 하에서 개혁적인 리더십을 바탕으로 월드컵 4강 신화를 달성하였다. 그러나 히딩크가 감독을 하던 시기와 현재의 환경은 많이 변화했고 변화된 환경은 적합한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로 한다.


첫째, 조직목표 측면에서 히딩크는 패배감 극복이, 허정무는 자신감 회복이 필요했다.

둘째, 조직 구성원 측면에서 히딩크는 상대적으로 낮은 역량의 선수를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조련해야 했고, 허정무는 높은 역량의 선수를 조직화해야 했다.

셋째, 조직 문화 측면에서 히딩크는 부정적인 한국적 축구 요소를 일소하고 새로운 조직 문화를 창출해야 했지만, 허정무는 신구 선수의 적절한 조화와 자율적 문화를 필요로 했다.

마지막으로, 조직 외부 환경 측면에서 히딩크는 전폭적인 지지 하에서, 허정무는 상대적으로 적은 지원하에서 리더십을 발휘해야 했다.


월드컵으로 본 CEO 리더십의 특징

현재 기업을 둘러싼 경영 환경은 히딩크 시대를 대변하는 개혁적 조직 문화에서 벗어나 허정무 감독 체제와 유사하게 변화하고 있다. IMF 이후 많은 성과를 도출함으로서 자신감을 회복했고, 창의적이고 자율적 문화가 필요한 상황에서 리더가 조직 내외부의 이해관계를 적절히 조화시켜야 할 환경으로 변했다.


따라서 월드컵 리더십의 특징적 요소를 통해 현재 필요한 한국적 리더십을 구축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허정무 리더십의 특징은 크게, FUN 리더십, 소통의 리더십, 자율의 리더십, 결별의 리더십으로 요약될 수 있다.

첫째, 허정무 감독이 유쾌한 도전임을 전면에 내세워 성공했듯이, 기업 리더도 변화된 기업 환경과 조직 구성원의 특성에 적합한 유쾌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아울러 가능한 목표의식 부여를 통해 자칫 느슨할 수 있는 조직 분위기를 통제해야 한다.

둘째, 상하 구성원들의 자유로운 의사 교환을 보장하고 구성원간의 수평적 관계 구축에 노력해야 하며, 조직원 스스로 자신들의 의견을 정리할 수 있는 내부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셋째, 허정무 감독이 선수 각자의 역량에 기반을 둔 자율형 전략으로 목표를 달성했듯이, 기업 리더에게도 자율적 리더십이 필요하다. 이런 자율적 리더십의 기저에는 구성원 개개인 역량에 대한 분석과 신뢰가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전폭적으로 권한을 행사할 수 없는 환경 하에서도 과감한 결단력을 통해 조직을 통제하되, 신구 세대의 적절한 조화와 한국적 정서를 인정함으로서 조직 분위기를 안정화시킬 수 있는 노력을 선행해야 한다.


글로벌 스탠다드 리더십

만성화되어있고 관습화 되어있는 조직의 경우 기본적으로 개혁을 통해 조직 내부에 충격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내부 충격을 통해 소기의 목표를 달성한 이후에는 조직의 특성에 맞추어 새로운 리더십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나치게 선진 시스템에만 의존하는 것은 오히려 조직 분위기를 해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한국적 정서를 활용한 허정무의 리더십은 한국형 리더십을 통해 목표 달성이 가능함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다. 국내 기업들도 허정무 감독의 리더십이 보여주는 특성을 통해 알 수 있듯이 변화된 조직 환경에 적절한 새로운 리더십을 완성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 위 글은 현대경제연구원에서 배포한 장후석 연구위원의 '월드컵 리더십을 통해 본 리더십의 변혁'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정리한 것입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