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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생활 속에서 웰빙(참살이), 로하스, 슬로푸드라는 말을 참 쉽게 찾아볼 수 있고 또 참 쉽게 쓰고 있습니다. 1차적으로 제품이 가지고 있는 기능이나 성능이라는 측면에서는 별 차이가 없을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건강과 생활을 대입시켜 더 좋은, 더 신선한, 더 환경친화적인 제품을 선택하겠다는 뜻입니다.

이런 모습은 기업이 내놓는 여러 형태의 광고물에서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친환경 아파트에서부터 몇백 원짜리 과자봉지에 이르기까지 아주 다양하게 보여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먹거리에 있어서는 그러한 소비자의 의식 속에 자사 제품의 이미지를 심기 위한 노력이 더욱 심화되고 있기도 합니다. 차별적 경쟁요소까지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그런 적극적인 노력 자체가 현재로서는 소비자에게 많이 어필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요.

지난해 7월부터 포장 겉면에 유통기한과 함께 제조일자를 표기하고 있는 우유에서부터 불기 시작한 제조일자 표기 마케팅은 많은 식·음료업체 뿐만 아니라 산업 전체로 확산되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두부의 제조일자와 계란의 산란일자를 제품의 포장일자와 함께 표기를 하고 있는 식품회사, 커피 원두의 로스팅 일자를 표기하고 있는 테이크아웃 커피 프랜차이즈, 녹즙이나 건강즙에 제조일자와 함께 착즙일까지 표기하고 있는 건강즙전문기업, 유통기한 자체가 의미가 없는 것이라 여겨졌던 아이스크림·빙과류에 제조연월을 표기하는 제과업체, 도정일자까지 표기하고 있는 수십개의 브랜드 쌀, 캔맥주와 패트맥주의 음용권장기한 표시제를 도입하고 있는 주류업체, 제품이력관리시스템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는 전통주전문기업......

그동안 소비자들의 의식 속에는 유통기한만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제품의 변질로 인한 피해를 입지 않기 위해서 유통기한 만큼은 꼼꼼히 챙겨왔었지요. 그러나 이 유통기한에 해당 제품의 이력사항까지 덧붙여 표기하는 서비스가 최근에 여러 산업군으로 확대되어 가면서 소비자들로서는 더욱 큰 신뢰감을 가질 수 있게 되었고, 기업에서는 타사와의 경쟁에서 차별적 우위요소를 얻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아마 이런 현상은 앞으로 지속적으로 확대되어 나갈 것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박수치며 환영할 일이고요. 또 지금까지 미처 시행하지 못하거나 안하고 있던 기업들에게는 좀 더 책임있는 생산과 유통을 강제하는 압박이 될지도 모를 일이죠. 세계적인 명품회사 중에는 팔리지 않은 제품이 있는 경우에는 참관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모두 소각을 시켜버립니다. 이월상품으로 넘기지 않는 것이 이미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의 자존심을 지키는 길이고, 자사 브랜드의 명성을 깎아내리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소각을 통해 발생한 손실액은 다음 제품라인을 판매함으로써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크게 한몫 하는 거겠지요.

일부 기업에서는 여전히 유통기한을 넘겨 변질의 우려가 있는 제품을 새로운 포장지에 재포장하여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간혹 뉴스를 통해 보게 될 때면 마음이 찢어지고 울분에 몸이 떨리기까지 합니다. 앞서 나가는 기업들이나 세계적인 명성을 쌓아가는 기업들이 어떻게 소비자에게 접근하고, 어떻게 성장해 나가고 있는지 이젠 충분히 고민하고 연구해야 될 것입니다. 모쪼록 우리나라에도 신선하게 불고 있는 이 멋진 서비스와 시스템이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감으로써 세계적인 기업이 될 수 있기를 거듭에 거듭하여 소망해 봅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