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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의 점심 무렵은 완벽하게 긴장을 해제시키지.
어쩌면 모든 이의 마음 속엔 귀차니스트가 될 준비가 이미 되어 있을지도 몰라.
가만히 있는 아이들에게 보내는 은근한 유혹
- 그 속삭임은 "아이들이 조르니까"라는 핑계의 색채를 담게 되지.

"그래! 결정했어."

밥상 차리는 노력의 십만분의 일만 투자하는 거야.
아이들이 원하는 맛난 것도 어쩌다 먹어줘야 하는 거지.
그렇게 온갖 모양으로 만들어 낸 핑계는 어느새 합리화가 되어있어.
그 사이에 책임의 소재는 소중한 아이들에게 넘어가 있는 거야. 


"음...... 근데 전화번호가 어딘가에 있을 텐데......"

어제 현관문 손잡이에 붙어있던 그 입맛 돋우는 치킨 그림을 어디다 뒀더라?
남의 집에 마음대로 전단지를 왜 붙이냐며 궁시렁거렸던 피자 그림도 있었는데?
꼭 필요해서 찾아보면 어디에 뒀는지 모르겠더라고.
그래서인지 지금까지 전단지가 쓰레기인지 생활정보지인지 도대체 모르겠더라고.


생각해보면 배달시켜 먹을 거리가 그런 것만 있는 것도 아니지.

TV 프로그램에서 보니까 백숙도 해 주더라고.
음식점에다가도 미리 전화예약을 해줘야 하는 음식이 백숙인데 말이지.
페밀리 레스토랑에서 근사하게 썰어 먹는 스테이크도 몇년 전부터 보였고 말야.
다이어트 식단도, 임신부 식단도, 특수 질병에 걸린 환자 식단도
1분만 신경써서 전화로 신청하면 무조건 해결되지.


점포 얻을 돈이 부족한 사람들이 소자본 창업으로 배달업에 몰린다던데......

아내는 장보고 음식하고 설겆이를 한다더라.
남편은 배달하고 홍보하고 빈그릇 수거를 한다더라.
그래도 그렇게 많은 사람들 중에 성공하는 사람은 많지가 않지.
메뉴와 전화번호 알리기가 힘들기 때문이래,
3일만 홍보하지 않으면 매출이 뚝뚝 떨어지기 때문이래.
브랜드 로열티가 높다는 프랜차이즈 홍보도 마찬가지기 때문이래.


작년인가, 재작년인가?

키스까지 배달하는 택배회사 광고가 화제가 됐지.
사랑을 가득 담은 키스까지 배달한다는 컨셉에 미국은 환호했어.
그 영상을 제작한 주인공은 배달의 기수가 많은 배달의 나라, 대한민국 사람이었지.
그렇게 키스까지 배달하는 DHL처럼 마음을 전달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







기네스 맥주처럼 어느 곳이라도 손쉽게 마음을 전달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

그 빛나는 아이디어가 현실이 되는 세상에서 살아 봤으면 좋겠어.
껄끄러운 이웃에게 불편한 동료에게 어려운 상사에게 소중한 가족에게 매일 같이 마음을 전달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