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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Kenny Chesney의 “The Good Stuff” 가사에서처럼
아내와 말다툼을 할 때가 있습니다.
노래 속에 나오는 첫번째 큰 싸움까지는 아니더라도 말입니다.

[※ 참고 : CF영상에 나오는 "The Good Stuff" 첫소절 가사]

Well me and my lady had our first big fight
So I drove around until I saw the neon lights
Of a corner bar.
It just seemed right, so I pulled up.
Not a soul around but the old barkeep
Down at the end lookin' half asleep.
And he walked up and said, "What'll it be?"
I said, "The good stuff."


이해가 부족할 때도 있지만 대부분 오해에서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30년을 외따로 살아왔던 두 사람이 함께 사는 것이기에
당연히 마음을 전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걸 알았어야 합니다.
생활 속에서 불만을 삭혀내는 방법도 서로 다르다는 것도 인정해야 했지요.
그런데 지금은 군중들 속에서 완벽하게 혼자가 되어있는 자신을 느껴야만 합니다.


서로에게 상처를 줄 때가 있습니다.

이해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배려하기 싫기 때문입니다.
내 입장을 강조하기 때문입니다.

말귀가 통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들어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불만을 듣는 것이 아니라 듣기 좋은 달콤함만 들으려 하기 때문입니다.

따뜻하게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런 말을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혀와 입술을 움직여 마음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송곳과 창이 되어 후벼파려 들기 때문입니다.


문을 박차고 나가봐야 갈 곳이라고는 별로 없습니다.
분을 삭힌다고 한다는 것이 고작해야 술 한병 시켜놓는 지지리 궁상 뿐입니다.
손가락에 껴있는 애꿎은 반지만 빙빙 돌려볼 뿐입니다.

먼저 살아오면서 경험해 본 인생 선배의 눈에는 여전히 청춘으로 보입니다.
그것도 한살이라도 젊었을 때나 할 수 있는 호기로운 모습일 뿐입니다.


인생을 살다보면 절반 쯤은 추억을 먹고 살게 되어있습니다.
추억은 아름답기도 하지만 현실에서 도망치는 해방구가 되어주기 때문입니다.


꿈결같이 지나갔던 첫키스의 느낌을 지금도 기억난다면 여전히 행복 속에 살고 있는 겁니다.
거절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에 어떻게 했는지 잘 기억도 나지 않는 프로포즈 상황이 떠오른다면 희망이 있는 겁니다.




많은 이들의 축복 속에서 치러진 결혼식장에서 가장 예뻐보였던 신부의 자태를 여전히 기억합니다.
어떤 마음을 먹고 어떤 결심을 했는지 지금도 뚜렷하게 남아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앨범 속 사진보다, 비디오 테이프 속 영상보다 확실하게 머릿속에 남아 있습니다.

추억은 사랑을 아프게 할 수도 있지만 더 큰 사랑으로 건너 갈 수 있는 징검다리이기도 하니까요.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