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CF, 도전과 실행 그리고 행동의 KT dododo
불탄의 마켓ing/Campaign Ads. : 2010. 10. 1.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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泰山雖高是亦山, 登登不已有何難, 世人不肯勞身力, 只道山高不可攀
태산이 높다 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 리 없건마는
사람이 제 아니 오르고 뫼만 높다 하더라
학창시절 누구나 한번쯤 읊조려 본 기억이 있는 이 시구절은 안평대군·김구·한호와 함께 조선 전기 4대 서예가이자 한호·김정희와 함께 조선 3대 명필가로 이름이 높았던 양사언의 시조로 알려져 있습니다. 세상을 한탄하며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우매한 백성들을 일깨우는 뜻도 있겠지만 지금의 나이에 이르러 생각해 보니 간신배들이 어지럽히는 세상을 등지고 초야에 묻히는 것을 충신의 길이라 믿고 스스로를 고귀한 양 치부하는 나약한 선비의 모습에 일침을 가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싶기도 합니다.
갑자기 생뚱맞게 옛시조를 언급하면서 서두를 시작하는 것은 도전이라는 말의 의미를 한번 되새겨 보기 위함입니다. 그것도 마케팅의 한축을 담당하고 있는 광고의 형태로서 말입니다.
태산이 높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실제로 그 태산이 얼마나 높은지, 어떻게 해야 꼭대기 정상까지 오를 수 있는지를 경험한 사람은 1500년대를 살았던 양사언의 시대에는 그리 많지 않았을 겁니다. 마찬가지로 고래로부터 삶에 대한, 인생에 대한 진언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것이 도전이요, 실천일진대 그에 대한 교훈이 지금까지 이르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도전에 대한 두려움과 실천에 대한 고통이 그만큼 감내하기 어렵기 때문일 겁니다.
누구나 꿈을 꿉니다. 또한 누군가는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좇습니다. 결국, 아주 드물기는 하지만 소망하는 꿈을 성취하는 누군가가 분명히 있고, 성취한 자를 제외한 모든 이들은 그들을 우러르며 존경합니다. 태산은 높기 때문에 도저히 오르지 못할 거라며 일찍부터 포기와 패배를 안고 살아왔던 대부분의 사람들에 의해서 말입니다. 그래서인지 오늘은 "현대그룹의 정주영 회장"이 입에 달고 살았다던 "이봐, 해봤어?"라는 말이 묵직하게 느껴집니다.
기업에게 있어 제품이나 서비스, 기업 이미지를 알리기 위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수단 중의 하나가 바로 광고입니다. 그리고 목표로 하는 대상이나 목적에 따라 집행하게 되는 광고의 형태도 달라집니다. CM으로 전파를 타게 하거나 CF로 영상을 전달하기도 합니다.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옥외광고물을 부착할 수도 있을 것이고, 신문이나 잡지로 접근할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광고가 가지고 있는 궁극적인 목표는 지금 이 시간에 노출된 광고를 통해 지갑을 열게 하거나, 이미 구매한 소비자에게 효용을 제고아하거나, 손나팔을 불며 입소문을 내게 하거나, 미래의 잠재고객의 뇌리에 각인시키기 위한 마케팅의 도구인 것이죠.
우리는 광고를 통해 매일같이 새로운 느낌을 받게 됩니다. 과거로부터 이어온 경험을 재확인하거나, 미처 몰랐던 현실을 이해하거나, 다가올 미래에 대한 대비를 오늘 이 시간에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라도 불탄은 제품광고보다는 기업의 이미지 광고를 좋아합니다. 기능과 성능, 효용성을 강조하는 광고보다는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나타내는 광고를 좋아합니다. 가족의 사랑과 사람의 가치를 우선적으로 내세우는 광고를 좋아합니다. 재수생을 통해서, 첫출근을 하는 새내기 직장인을 통해서 더 큰 내일의 꿈을 실어줬던 바카스 광고나 "사람을 향합니다"라는 멘트로 은근한 감동을 주었던 SK광고, 요즘 한창 "사람이 미래다"라는 컨셉으로 시리즈 광고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두산의 광고처럼 말입니다.
그래도 오늘은 도전과 실천을 생각해 보기로 했으니 그에 합당한 광고를 먼저 찾아봐야 할 것 같군요. 그렇다면 과연 도전·열정·행동·과학·실천... 이와 같은 광고 키워드와 가장 매치가 잘 되는 기업 브랜드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나이키"는 어떤가요? 불탄이 생각하기에는 도전과 실천이라는 컨셉을 광고로 가장 잘 표현하고 있는 기업인 것 같은데 말입니다. 나이키의 기업철학인 "Just do it"은 앞에서 말한 "현대그룹 정주영 회장"의 "이봐, 해봤어?"와도 일맥상통합니다. 더군다나 언제부터인지 나이키는 "I can do it"이라는 철학을 전해가고 있습니다. 어쩌면 "아디다스"의 "Impossible is nothing"도 역시 나이키의 "Just do it"이나 정주영 회장의 "이봐, 해봤어?"와 같이 한 가지에 난 다른 모양의 잎사귀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KT가 도전하고, 실행하고, 행동한다는 철학을 CF에 담았습니다. "dododo"라고 하는 시리즈 광고물이지요. 사실 KT가 선보인 이번 "dododo" CF는 5개의 시리즈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이 포스팅의 주제인 도전과 실행, 행동의 컨셉을 담고 있는 CF에는 "물위 달리기"와 "종이배"라고 하는 2편의 광고가 있지요. 모바일 네트워크를 강조하는 CF로는 "타잔"과 "수퍼카"를 다룬 2편의 광고가 있고요. 마지막으로 와이파이존을 강조하는 CF에는 "풍선"을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놀잇감이 부족한 불탄은 어린 시절 종이배를 접어 거기에 개미를 태워 보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마 가까이에다 그 종이배를 갖다 대고는 소원을 빌었고, 그 소원이 이뤄지길 소망하면서 흐르는 물에 종이배를 띄웠었지요.
그런데 얼마 전, 종이배에 개미를 태워 소원을 빌었던 그 때의 기억을 떠올리게 만드는 CF를 보게 되었습니다. 젊은 청년들이 커다란 종이로 배를 접어 물위를 떠가려고 하는 모습을 담고 있더군요. 처음에는 호기심천국이나 스펀지와 같은 프로그램을 촬영하고 있는 중인 걸로만 알았습니다. 광고더군요. "햐~! 그것 참......"
재밌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누구나 생각은 할 수 있지만 실제로 행동으로는 옮기지 않는 것이니까요. 그러니 "Just do it"이나 "이봐 해봤어?"와도 전혀 무관해 보이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었지요.
그런데 참 재미가 있더군요. 이번에는 물에 빠지지 않고 뛰어가는 영상이 보이더라는 거지요. 오래 전의 기억이라 확실하진 않지만 "주역 10번을 독파하면 물 위를 걷는다"는 말이 생각났습니다. 또한 영화 "레모"에서도 마지막 엔딩 장면은 무술수련을 마친 주인공이 물 위를 뛰어가는 모습이 담겨져 있었고요.
물 위에서 걷거나 뛸 수 있는 방법은 과학적으로 설명은 가능합니다. 물 위에 내딛은 한쪽 발이 채 빠지기 전에 다른 쪽 발을 내밀고 그와 같은 상황을 반복할 수 있다면 가능하지요. 허나 그런 다리의 움직임이 가능케 하려면 제트엔진으로 무장된 로봇이어야 할 터이니 인체의 능력으로는 절대 불가능하겠지요.
누구나 할 수 없지만 누군가가 이뤄내고 나면 무척이나 쉬운 것이 바로 인간이 가지고 있는 사고의 한계입니다. 콜럼버스의 달걀 또한 같은 맥락이지요. 아무도 세우지 못한 달걀을 깨뜨려서 세울 수 있다는 것, 그건 아마도 아브락서스를 향해 날아가기 위해 알을 깨고 나오는 데미안 속에서의 새와도 이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KT가 만든 물위를 한번 걸어보겠다고 애쓰는 젊은이의 모습을 담은 CF처럼 우리도 한번 비틀린 생각은 훌훌 던져버리는 것은 어떨까 싶습니다. 올곧이 가질 수 있는 열정을 좇아 종이로 배를 만들어 그곳에 몸을 실을 수 있는 도전정신을 다시 한 번 태워봐야 하지 않을까요?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기대하기 위해서는 실패의 두려움에 절망하고 있느니 할 수 있다는 내일을 향해 경험해 보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요?
"지금 잠을 자면 꿈을 꿀 수 있지만, 지금 잠을 자지 않으면 그 꿈을 이룰 수 있다."고 '무릎팍도사'에서 비(정지훈)가 자막을 통해 전해준 그 메시지처럼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