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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딸이 태어난지 5일째가 되는 오늘입니다. 원래 예정일이 오는 20일이었는데 엄마 뱃속에 있던 아기가 세상보기를 2주나 빨리하는 바람에 완벽하게 준비를 갖추지 못한 채 출산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때문에 적잖이 당황했었고, 급한 마음과는 달리 따라주지 않는 생활 속 움직임은 며칠을 계속하여 피곤으로 쌓여가고만 있습니다.

지난 8일, 산모와 아기는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을 하게 되었지만 정작 이때부터 전쟁은 시작되었습니다. 그 전쟁의 시발점은 큰딸과 작은딸을 낳았을 때와 마찬가지로 산모에게서 젖이 돌지 않았다는 거였지요. 퇴원수속과 함께 병원에서 준비해준 쇼핑백을 열어 보았더니 초유성분이 들어있다는 분유 샘플 한통과 속싸개, 배넷저고리, 기저귀 몇 개만 있고 정작 가장 필요한 것 중의 하나인 젖병은 없더군요.

부랴부랴 준비해 놓은 차를 이용해 젖병만 사왔더니만 아기는 그새를 못참고 서럽게 울고 있었지요. 얼른 젖병과 젖꼭지를 끓는 물에 소독한 후에 6~7년 전의 기억을 떠올리며 일단 80ml의 물에 분유 4스푼을 타서 아기의 입에 물렸더니 정말로 "벌컥벌컥" 숨도 쉬지 않고 빨아먹더군요.

그 모습을 보시던 어머니 말씀이 "에고야! 그 배를 못 채워줘서...... 엄마, 아빠가 못쓰겠다. 그쟈?"였지요.

태어난지 3일째 되던 날


인터넷을 통해 필요하다 싶은 출산용품을 한꺼번에 장바구니에 끌어다 놓고 하나씩 하나씩 살펴가면서 최종 검수를 했지요. 그리고 결제를 마친 후 날짜를 보니 '아뿔싸~!' 곧바로 돌아오는 날들이 토요일과 일요일인지라 상품배송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거란 생각은 곧바로 불안감으로 다가 왔습니다. 그래도 어찌어찌해서 어머니께서 준비해주신 종이기저귀와 인터넷으로 주문했던 천기저귀는 배송받을 수 있었고, 아기 배를 채우기 위한 도구들도 모두 준비할 수 있었기에 오늘까지 무탈하게 보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최종적으로 아기에게 필요한 유아비누와 샴푸, 로션과 오일 등을 대형마트에서 직접 공수해 왔고, 차분한 마음으로 동사무소로 발걸음을 향했습니다. 아기의 출생신고를 해야 하니까요.

작은딸이 태어났던 2004년도에는 출산을 해도 아무런 지원금이 없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6년이 조금 더 지난 지금에는 몇 가지 지원책이 있더군요. 물론 지역에 따라 지원되는 금액이나 형태는 다소 차이가 있을 겁니다. 따라서 이 포스트에서 소개하는 셋째아 지원정책은 청주시 흥덕구라는 점을 미리 밝혀두겠습니다.

출생신고를 하기 위해 동사무소로 가기 전에 불탄은 병원에서 발급해 준 출생증명서와 주민등록증이 들어있는 지갑, 그리고 거래하고 있는 통장을 미리 준비했습니다. 출산지원금에 대한 내용을 인터넷을 통해 알고 있었는데 혼자 생각하기를 단순히 계좌번호만 적어가서는 되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고, 그 생각은 정확히 맞아 떨어졌지요.

창구에서 출생신고를 하면 출산지원금을 요청하는 양식도 함께 작성하게 됩니다. 셋째아의 경우에는 매월 20만 원씩 12개월을 충청북도에서 지급해 준다고 하더군요. 경제적인 여유가 없는 불탄의 가정에서 비록 1년 동안만 지급되는 것이지만 그래도 월 20만 원이라는 돈은 아이를 키우는데 적잖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금액이기에 기분이 좋아지더랍니다.

청주시 흥덕구에서 마련한 출생관련 서류철 - 청주 시민으로 태어난 내가 자랑스럽다

왼쪽은 주민등록등복, 오른쪽은 신협의 출생축하 기념통장 안내문


그렇게 출생신고와 출산지원금 신청을 마치고 나서, 창구직원이 안쪽 상담실 쪽을 가리키며 "동사무소에 오신 김에 셋째아 양육비 신청도 하고 가시죠?"라는 말을 하더군요. 그와 동시에 브로슈어를 담는 서류철 사이에다가 안내문 하나와 새로이 등재된 셋째딸의 주민등록등본 하나를 끼워주면서 창신신협에 가지고 가서 아기 이름으로 된 통장 한 개를 수령하라고 하더랍니다. 그 통장에는 출산축하금 일만 원이 입금되어 있을 거라면서 말이죠.

'헉! 뭔가 또 다른 지원금이 있다는 말로 들리는데?' 사실 일만 원이 입금된 통장이라고 해봐야 아기 이름으로 계좌 하나를 트면서 앞으로 거래를 해달라는 선심성 정책이니 그러려니 했었고, 양육비를 신청하라는 말은 그것과는 사뭇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이었으니 내심 기대감을 갖게 되더랍니다. 해서, 창구직원이 일러준 상담실로 급히 발걸음을 옮겨 셋째아 양육비 신청을 하러 왔는데 어떻게 하면 되느냐고 물어 보았더니 앉을 수 있는 자리를 안내해 주면서 주민등록증과 통장을 달라고 하더군요. 출산지원금 신청 양식과 비슷해 보이는 양식을 작성하면서 궁금하던 것을 물어보았더니 셋째아는 월 15만 원씩 5년 동안 지급해 주고 있다는 대답을 들을 수 있었고요.

덕분에 첫 일년 동안은 아기의 분유값 걱정은 하지 않을 정도가 될 것 같아 한시름 놓을 수 있었습니다. 혹시라도 현재 셋째아를 임신 중에 있으시거나 계획하고 계신 분들께서는 이와 같은 정부정책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내일부터는 출산용품을 아이템으로 하고 있는 기업이나 단체를 대상으로 조금이나마 가계비를 아끼기 위한 샘플요청 작업을 열심히 해보려고 합니다. 그 중에서 혹여라도 우리 셋째딸에게 도움이 되는 제품이 만약에 있다면 아낌없이 손나팔을 불어가며 정보를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모쪼록 어느 분들께는 참고용 정보로서 그 기능을 다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