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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은 모든 여성이 가질 수 있는 공통적인 관심사입니다. '이왕이면 다홍치마'이며 '보기 좋은 떡이 먹기에도 좋다'라는 말이 생긴 것도 아주 연관이 없지는 않을 것입니다.

얼마 전, 지금은 그 인기가 조금 수그러진 느낌이 없지는 않습니다만 그래도 지금까지 화제를 이어가고 있는 tvN 채널의 '롤로코스터 남녀 탐구생활'에서 이성교제를 하기 위한 조건으로 남성과 여성은 어떤 차이점을 보이고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내용을 재방송으로 본 적이 있습니다. 결과만 말씀드리자면 여성의 경우에는 10대·20대·30대·40대 등 각각의 연령대별로 선호하는 남성의 조건이 변화막측하였지만 남성의 경우에는 오로지 외모에 집결되어 있다는 내용이었지요.

"OO녀 신드롬"이 이제는 식상하거나 질릴 때도 되었을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계란이나 사과를 팔고 있는 소위 얼짱여성의 모습을 화제나 이슈라는 타이틀과 함께 억지스럽게 매체에 노출시키는 행태를 보면서 "얼굴이 예쁘면 모든 게 용서 된다"는 농담이 가진 무게감을 실감할 수 있게 되더랍니다.

각설하고, 미국에서 최고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여성전용 헬스클럽 프랜차이즈
커브스(Curves)가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꼽고 있는 것이 바로 헬스클럽에 남자와 거울을 없애고 노 메이크업(NO man, No mirror, No make-up)을 자연스럽게 정착시켰기 때문이었다고 하더군요. 운동을 할 때 불편을 주는 것들을 모두 배제해버림으로써 사업모델을 단순화시켰다는 뜻입니다.


세계 84개국에 1만800개가 넘는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작년 기준으로 매출실적을 12억 달러나 올리고 있는 커브스가 마케팅전략으로 삼고 있는 것이니 만큼 쉽게 듣고 흘려버릴 내용은 아닐 것입니다만 그래도 불탄으로서는 '과연 그러한 방법만으로 한국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을 떨쳐내기가 힘든 것은 왜일까요?

운동이라는 것. 무척이나 고되고 힘든 과정입니다. 무엇보다 인내가 필요하지만 독한 마음 하나만으로 끌고 가기는 너무나 어려운 것도 사실이고요. 쉼없는 자극을 받을 수 있다면 견대내기가 훨씬 수월해질 테지만 자극이라는 것도 처음 받아들이게 되는 그 느낌이 언제까지 이어질 수 없기 때문에 더욱 강한 자극이 매일같이 새롭게 요구되어야만 할 거에요. 그리고 어느 정점에 다다르게 되면 습관화가 되고, 생활화가 되기 때문에 어떤 특별한 자극이 없더라도 꾸준히 지속할 수 있는 힘을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퇼 테지요.

커브스가 한국에 상륙한지도 벌써 3년을 넘기고 있습니다. 전국에 89개의 헬스클럽이 운영되고 있지요. 결코 적지 않은 숫자이며, 그 성장세도 무시할 수 없을 정도인 것만큼은 확실합니다. 허나 커브스가 성공모델로서 자랑하고 있는 여성의 행동 제약이 많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성공을 거둔 사례나 비만 여성이 많지 않은 일본에서의 확장세가 그렇게 크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NO man, No mirror, No make-up을 마케팅전략으로 삼았다는 것은 분명히 획기적인 역발상전략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한국에서 성장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한국이라는 나라는 다른 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아주 독특한 문화와 소비행태를 가지고 있는 나라입니다. 그러니 아직까지는 성공을 운운하기에는 다소 이른 감이 있다는 거지요.

많은 여성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구두매장이 있어 그 성공요인을 찾아 보았더니 마음에 드는 구두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여성고객을 자리에 앉힌 뒤 무릎을 바닥에 댄 채 조심스럽게 신겨주는 멋진 직원의 모습에서 여성고객은 감동과 스스로에 대한 존귀함을 선물 받았기에 자연스럽게 구매행위로 이어지더라는 사례를 본 적이 있습니다. 이후 여성고객이 상대적으로 높은 제품이나 서비스에서는 부드러운 카리스마의 남성직원을 채용하는 사례가 많아지게 되었고요.

어차피 선택은 소비자의 몫입니다. 그 선택을 이끌어내기 위한 마케팅은 기업의 몫일 테고요. 커브스 헬스클럽을 경험해 보지 못한 상태인지라 그곳의 분위기를 정확히 알지는 못하겠습니다만, 커브스가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면 분명히 운동에 방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세가지(Man, Mirror, Make-up) 요소를 과감하게 배제시킴과 함께 그를 보완할 수 있는 어떤 요소가 가미되었을 겁니다. 이 시대를 대표할 수 있는 인기 아이콘으로서의 스타 마케팅을 병행한다거나 건강 및 다이어트에 대한 효과를 확산시키는 바이럴 마케팅을 실행한다거나......

어쨌든 아주 실용적인 것만을 채택하여 그 본질을 일깨우는 커브스의 마케팅이 성공할 수 있었다면 커브스와 완전히 상반되는 마케팅도 충분히 승산은 있어 보입니다. 헬스클럽에 등록한 회원이 3개월이 지난 뒤에도 꾸준히 헬스장을 찾을 수 있도록 끊임없이 자극을 받고 즐거움을 느끼게 할 수만 있다면 말이죠. 그 새로운 수단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역량만 가지고 있다면 커브스와는 다른 성장곡선을 가진 비즈니스 모델도 어쩌면 근시일 내에 생겨나지 않을까요?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