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세금 따박따박 내는 저를 '아이들 밥이나 굶기는 어른'으로 만들어 버린
이 정부가 밉습니다.


도대체 이와 같은 말이 왜 나왔으며, 어떻게 해서 나온 말인지 알아 보기도 전에 이 글을 읽는 순간부터 가슴이 답답해지고,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걸 막을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한눈에 봐도 최근에 집권여당이 날치기로 통과시킨 "2011년도 예산안" 논란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12월 8일, 집권여당은 단독으로 내년도 예산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켰습니다. 그래도 재석인원 166명 중에는 이에 반대하는 소중한 1표도 있었다고 하더군요. 찬성표를 던진 165명의 집권여당 의원들은 상정된 예산안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거나, 설령 읽어는 봤다 하더라도 검토해볼 요량도 가져보지 못한 채 소속정당의 당리당략만을 앞세우며 통과시켰을 건 불을 보듯 뻔한 일이었을 테고요.

어쨌든 결론은 대부분의 국민들이 열심히 근로하여 조성시킨 국민의 세금으로 이번 예산안 날치기 통과를 주도했던 높으신 양반들의 뱃속은 채울 수 있겠지만 우리 아이들의 배는 곯리게 되었으니 참으로 통탄할 일입니다.


그래도 이 세상을 향해 "살아갈만 하다!"고 외칠 수 있는 것은 이러한 불합리한 정책 속에서도 묵묵하게 촛불을 밝히고 있는 많은 이웃들이 있기 때문일 겁니다. 바로 내년도 예산안에서 삭제된 결식아동들에게 따뜻한 밥을 먹이기 위해 지난 12월 15일부터 아름다운재단의 진행으로 마련된 '결식제로 SOS 캠페인'에 2,200명이 참여했고, 그 모금액만도 벌써 1억 원을 훌쩍 넘겼다고 하니 말입니다.


또한 이 캠페인의 취지대로 국민들의 참여가 이뤄진다고 한다면 정부가 외면한 결식아동들에 대한 급식이 이제 시작되고 있는
겨울방학부터 가능하다고 하니까 말이지요. [결식제로 SOS 캠페인 블로그]

글머리에 써 놓았던 "세금 따박따박 내는 저를 '아이들 밥이나 굶기는 어른'으로 만들어 버린 이 정부가 밉습니다."라는 글은 이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는 블로그의 "[결식'0'제로] 참여자 한마디!"에 어느 캠페인 참여자가 남긴 글을 옮겨 적은 것인데요, 많은 공감과 함께 스스로 먹먹해지는 감정에서 헤어나질 못하겠더랍니다.

그러고 보면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 12월 17일에 있었던 "2011년도 업무보고"를 위해 배포했다고 하는 '긍정의 변화'란 팸플릿에 실린 내용은 다소 마음을 불편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만화로 제작되었다는 이 팸플릿의 9번째 페이지에는 '장학금 신설 및 든든학자금 개선'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는데 "난 시집 안 가"(미혼여성), "에휴… 빨리 죽어야지"(노인), "남는 거 없어"(상인)에 이어 "난 돈이 없어 공부 못했어"라는 말이 "세상에는 네 가지 거짓말이 있다'라는 지문 아래에 소개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방학 중 학교급식이 중단되는 바람에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결식아동들을 억지로 끼워 넣으면서까지 연관을 짓는 것도 썩 좋아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만, 그래도 현재의 대한민국을 이어받아야 할 미래의 동량지재 입장에서는 "돈이 없어서 공부를 계속하지 못했다."라는 말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물론 농담처럼 받아들인다면야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겠습니다만, 새해 업무보고를 하는 공식 석상에서 일부러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개그본능을 자랑하지 않고서야......

어쨌든 요 며칠 사이, 뉴스를 통해 수시합격자 중 학비를 마련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들을 때마다 남의 이야기로만 들리지 않고 있는 불탄입니다. 또한 결식아동에 대한 방학 중 급식지원 중단과 같이 누가 보더라도 납득할 수 없는 정책을 펼치려 하고 있는 정부가 몹시도 미운 불탄입니다.

허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정부정책에 대항하여 스스로 고통분담금이라 여기며 주머니를 털어 갹출하는 것은 대한민국을 사랑하고 이웃과 더불어 살기 위해서입니다. 아무리 정부가 밉다 하더라도 연평도 사건 이후에 해병대로 자원입대나 무력전쟁 시 총 들고 나가 싸우겠다는 청년이 그 이전보다 훨씬 늘어나고 있는 것처럼 대한민국은 바로 우리가 사랑하는 조국이요, 터전이니까요.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