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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급식과 관련하여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의 날선 대립을 보노라면 뭔지 모를 울분이 목구멍까지 치닫고 있다는 걸 느끼게 됩니다. 그럼에도 한 가지 마음 깊숙한 곳에서는 "그래도 사람이 살아가는 마당인데 최악의 결과까지 나오랴!" 하는 기대감을 갖게 되는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오늘은 또 하나의 폭풍같은 소식을 감싸 안아야 했습니다. 뭐,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들의 행보에 별다른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는 심정으로 외면하고 있었습니다만, 오늘 한국교총이 배포한 무상급식 관련 논평은 그야말로 실망의 차원을 넘어서게 하기에 충분하더군요.

교총이 밝힌 무상급식 관련 논평의 주된 요지는 바로 이것입니다. 무리한 무상급식 편성으로 학교신설비 예산이 삭감되었고, 그로 인해
명예퇴직자에게 지급되어야 할 명퇴예산도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으니 "알아서 무상급식 주장을 포기하라!"는 뜻입니다.


그러면서 덧붙인 말이라는 것이 "공직사회에서 ‘명예퇴직’은 공무원이나 교원이 정년연령에 도달하기 이전에 퇴직할 경우, 퇴직연금 이외에 조기퇴직에 따르는 수당을 추가로 지급해 퇴직을 촉진하려는 취지에서 도입, 운영되는 제도이며, 이를 통해 명퇴자 개인에 대해서는 그간 공로에 대한 일부 금전적 보상을 통해 위로하고, 공직사회의 신진대사를 원활히 하는 긍정적 효과를 갖고 있다"는 겁니다.

맞는 말입니다. 일반 기업에서도 명퇴자에 대한 처우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고, 그동안 기업발전에 기여한 노고를 인정하는 차원에서 반드시 어느 정도 보상을 해주는 것이 당연할 테니까요.

허나, 교총에서 추가로 덧붙인 내용은 사족이었습니다. 아니 밝히는 것만도 못한 치졸한 생색내기였으니까요.
 

그도 그럴 것이 명퇴자에 대한 처우가 임용고시를 통과한 예비교사의 일자리와 직접적으로 맞물리고 있다는 내용은 그렇게 큰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내년도 시설사업비에서 삭감된 금액을 언급함에 있어서도 그에 대한 연결고리를 찾아내기 힘들어 보이기 때문입니다.

어제와 오늘, 만년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공기업들이 앞다투며 지급한 성과급과 관련된 뉴스 때문에라도 가뜩이나 심기가 불편했던 불탄입니다.

어차피 국가재정은 국민이 낸 세금으로 꾸려가게 되어 있습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내가 낸 세금이 올바른 곳에 쓰여진다면 무슨 불만이 있겠습니까마는 오늘은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말을 꼭 토해내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입니다.

제조업체라고 한다면, 그것도 원자재의 유통기한이 지극히 짧은 기업일수록 더 신경써야 하는 것이 바로 선입선출법입니다. 그와 같은 맥락에서 무엇이 우선되어야 하는지 오늘은 한국교총에게 지금까지 유지해 왔던 이념과 정략을 떠나서 톡 까놓고 물어보고 싶고, 그에 대한 답을 꼭 들어보고 싶습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