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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연말이면 각 지상파 방송국에서는 비슷비슷한 타이틀의 시상식을 치르고 있습니다. 1년 동안 방영되었던 무수히 많은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제작진들을 격려하고, 그 프로그램을 통해 감동과 행복, 공감을 선사했던 출연자들의 노고에 치하하고, 그 프로그램을 보며 성원을 보냈던 관객과 시청자들에게 감사를 하는 자리겠지요.

어떤 프로그램에 제작진이나 출연자로 참여를 했으면 보상이라 표현하기에는 적절치 않겠지만 그래도 반대급부로 받을 수 있는 그 어떤 것을 기대하는 것은 인지상정일 겁니다. 그리고 그토록 받고 싶었던 수상의 영광을 안게 된다면 그 기쁨이야 이루 말할 수 없을 테고요. 그러니 수상의 소감을 밝히는 자리에 서게 되는 많은 수장자들은 이번 한 번뿐이 아니라 앞으로를 위해서라도 제작진이나 해당 방송국에 대한 감사의 인사를 빠뜨릴 수는 없을 겁니다.

그런데 이번 MBC연기대상 시상식에서 연기대상 시상자로 나온 MBC 사장의 모습을 보고 있던 불탄은 '마치 맞지 않은 옷을 걸치고 있는' 듯한 불편함을 느껴야만 했습니다. 시상식 진행이 조금씩 지체된다는 이유로 무대에 오르는 수상자에게까지 짧은 소감을 권유하던 그때까지와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진행했기 때문입니다.


자연스러움을 가장한, 대상 후보들의 긴장을 풀어주고 싶다는 이유를 사족으로 달아가며 MBC 사장은 시상식에 참여한 연기자 이름을 하나씩 거론하며 눈도장을 찍었고, 동반 시상자로 나온 여배우 띄워주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허나 가만히 그의 말을 듣고 있노라면 해외 수출의 성공적인 컨텐츠 마케팅 사례로서 드라마 선덕여왕을 소개하고 있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지금은 다소 희석된 듯한 느낌의 "한류"라는 말을 들먹이면서까지 말이죠.

물론 지난 10월 8일에 방송통신위원회가 제출했던 국정감사자료에서도 알 수 있듯이 최근 선덕여왕이 수출액 900만 달러로 최근 3년간 수출된 드라마 중에서는 가장 많은 수출액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굳이 대장금의 성공적인 수출사례에서부터 동이에 이르기까지 들먹이지 않더라도 그들 컨텐츠가 거둬들인 성과가 대단하다는 것도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고요.

허나 그러한 평가에 대해 MBC 사장은 스스로의 얼굴에 금칠까지 해가며 연예대상 시상식 자리에서 어쭙잖게 언급했어야 했는지 실웃음이 나옵니다. 딴은 그럴 듯 해 보이기도 하겠지만 그 이면에는 시상식 참석자들에게 하나하나 눈도장을 찍고, 이름까지 호명하며, 타 방송국의 연예대상감으로 동반 시상자로 나온 여배우를 낙점시키는 모습은 썩 좋아 보이지 않더군요. 아무리 그게 덕담의 모양새를 갖추고 있었다손 치더라도 말이죠. 과연 이번 MBC연기대상에서 보여준 MBC 사장의 마케팅이 내년에는 "한류"를 꿈꾸는 많은 연예인 및 연예관계자들의 MBC 줄서기 효과로 나타나게 될까요?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