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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정에 삶의 활력을 주고 웃음꽃을 피우게 하는 가장 귀한 존재, 바로 아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치만 아기를 키운다는 것은 절대로 만만치는 않습니다. 항상 살피고, 경계하며, 사랑으로 감싸 안아야 할 존재가 바로 아기라는 건 잘 알고 있겠습니다만, 마음처럼 현실이 따라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불탄의 셋째딸이 너무나도 순하다는 겁니다. 항상 눈이라도 마주치는 양이면 함박웃음부터 보여주는 센스를 갖고 있는, 그야말로 순둥이 종결자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그렇다고 먹기만 하면 잔다거나, 혼자서도 언제까지나 잘 논다는 뜻은 아닙니다. 잠만 자려 하거나 혼자서만 놀리는 것도 그리 좋은 현상이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으니까요. 그러니 가끔 칭얼대거나 보채는 경우는 당연한 일일 겁니다.

셋째딸의 경우에는 아주 심하게 칭얼대거나 보채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물론 아기에게는 그동안 나름대로 요구하는 바가 있었을 테지만, 주변으로부터 "순둥이 중의 순둥이"라는 말을 듣고 있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그에 대한 대처를 신속히 하려 애써 온 덕분이지 않나 싶습니다.


아기가 칭얼대거나 보채고 있으면 우선 시계를 보면서 기저귀를 살피게 됩니다. 혹시나 먹을 시간이 된 것은 아닌지, 용변을 봐서 찝찝해 하는 것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서죠.

머리에 손을 얹어보거나 귓속에 체온계를 대어보기도 합니다. 혹시나 아파서 그러나 확인해야 하니까요. 콧물이 나거나 눈곱이 많이 끼는지도 수시로 살펴봅니다. 감기나 유아결막염은 초기에 잡아주는 게 좋으니까요.

함께 놀아주기를 바라면서 칭얼댈 때도 있습니다. 별다른 도리가 있을 리가 없습니다. 그저 아기 앞에서 30년도 훨씬 더 지난 기억을 되살려가며 "산토끼", "아침 바람 찬 바람에", "둥근해가 떴습니다"와 같은 동요들을 율동과 함께 불러주며 재롱을 떨어야 합니다.


아주 잠깐씩 아기의 전용자동차인 보행기에 앉혀 보기도 합니다. 아직은 아기에게 무리가 갈까 싶어 한번에 5분 이상 앉혀 놓는 일은 없습니다. 혹시라도 앞으로 엎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사탕베개를 받쳐놓는 것도 잊지 않고 말이죠.

잠틋을 부릴 때도 있습니다. 아직은 쌀쌀한 날씨이니 만큼 파카 점퍼나 아기 담요로 감싸 안아들고 자장가를 들려줍니다. 예전에는 "섬집아기"를 두번 정도 반복해서 들려주면 금새 잠들었었는데, 4개월을 넘기면서는 잔잔한 가요을 좋아하더이상은의 "사랑해 사랑해"를 더 좋아하더군요.


요즘에는 셋째딸이 자신만의 놀이방법을 하나씩 만들어 가더랍니다. 양말과 옷벗기에 이어 뒤집기신공을 연마하는데 많은 공을 들이더군요.

따뜻하게 양말을 신겨 놓고 잠시 한눈을 팔고 나면 이렇게 맨발이 되어 있습니다. 내복 바지까지 벗어낼 때도 가끔 있습니다. 처음에는 언니들의 장난인 줄 알았는데 아기가 직접 벗는 광경을 눈으로 확인한 다음부터는 수시로 양말과 내복이 제대로 갖춰져 있는지 확인해야 되었죠.

어쨌든 아빠, 엄마의 그리 좋지 않은 성질을 크게 자극하지 않고 순하게만 자라줘서 너무나 고마운 우리 셋째딸은 누가 뭐래도 순둥이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순둥이 종결자 인증샷입니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습니다만, 이 사진이미지 때문에 셋째딸에게서 원망의 소리를 듣게 될 것 같은 불안감도 살짝 드는군요.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