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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딸이 태어난 지 벌써 6개월을 훌쩍 넘어가고 있네요. 해서, 지난 금요일(4월 15일)에는 국가에서 필수접종으로 지정하고 있는 DTaP(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와 폴리오 IPV(소아마비)에 대한 3차접종을 마쳐야 했답니다.

아기를 데리고 외출하기에는 너무나도 좋은 날씨였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따뜻한 햇볕을 즐기며 걸어가고 싶었습니다만, 까딱 잘못하다간 점심시간에 걸릴 수 있겠기에 택시를 잡아타고 쏜살같이 내달렸지요.

예방접종실을 찾은 시민들은 그리 많지 않더군요. 당연히 예진을 받고 예방접종을 하기까지 기다려야 했던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습니다.

DTaP와 폴리오 IPV에 대한 2차접종을 했던 2개월 전과 마찬가지로 각각의 백신을 양쪽 허벅지에 하나씩 주사를 놓았고, 아기는 언제나 처럼 짧은 울음을 터뜨리는 걸 잊지 않았죠.

이것으로써 아기의 첫돌이 있는 10월까지는 보건소 찾을 일이 없어졌습니다. 수두와 MMR(홍역, 볼거리, 풍진), 그리고 일본뇌염에 대한 예방접종은 첫돌이 지나고서야 맞출 수 있다니까요.
 
'언제 클까?' 싶던 아기는 하루가 다르게 성장을 하고 있습니다. 뒤집기와 엎드리기에 익숙해진 요즘에는 엎드려 자는 재미에도 푹 빠져 있어 아기가 잠잘 때에는 '혹시?'하는 마음에 수시로 확인하게 되더랍니다.

외롭게 툭 올라오던 아랫니에도 바로 옆자리에 친구가 하나 생겼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요즘에는 하얗게 올라온 두개의 아랫니 때문에 아기가 웃기라도 할라치면 입에 넣어주지도 않은 밥풀이 있는가 싶어 얼굴을 가까이 해서 확인하는 일이 잦아졌다지요? 그러고 보니 벌써 초등학생이 되어버린 두딸의 가장 귀엽고 예뻤을 때도 바로 이렇게 아랫니 두개가 올라오던 요맘때 쯤이 아니었나 싶더랍니다.

어쨌거나 2가지 예방접종에도 불구하고 다음날 아침까지 열도 오르지 않고, 그렇게 칭얼대지도 않았던 아기가 너무나 고마왔습니다. 해서 두딸이 가고 싶어하는 놀이터에도 아기까지 데리고 나섰답니다. 전에 사다 놓은 유모차를 거실에 세워놓기만 해서 아쉬웠던 지라 처음으로 바깥나들이용으로 사용해 볼 요량도 있었고요.

아빠! 유모차 별로 재미없어요.

아기용 비비크림이나 썬크림 발라주신 거 맞죠? 헉...

앙앙~ 아빠, 이상하고 무섭게 생긴 이건 뭐예요?


그런데...... 막상 캐릭터놀이터에 도착하고 보니, 아기는 유모차 보다는 아빠와 엄마의 품속이 더 좋았던지 유모차에서 오래 누워있지를 못하더군요.

언니, 비켜주지 않으려면 저 위에 올라가서 놀자.

아빠, 얼굴 예쁘게 나오게 잘 찍어줘요.


더군다나 두딸은 언니 노릇보다는 오랫만에 바깥놀이를 나왔던지라 자기들 노는 데에만 열심이고 말입니다.

그러니 어쩌겠습니까? 아빠인 불탄이 안아 들어야지요. 헌데, 그냥 안아주기는 싫었던지 "집안에서는 보행기, 바깥에서는 유모차, 그래도 우리집에서 이렇게 차가 2대씩이나 있는 놈은 너뿐이야! 알아?"라는 궁시렁 소리가 저도 모르게 터져 나오더군요.

전날에는 없었던 바람 때문에 그리 오래 놀지는 못했지만, 세딸과 함께 보냈던 토요일의 한때는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