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새누리가 전기요금 개편안을 정부에 제출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기존의 6단계로 구분되어 있는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율을 3단계로 축소하겠다는 것인데요, 이를 두고 각 시민 · 사회단체의 반발이 만만치 않습니다. 자칫 지난 번의 세제개편안에 이어 '증세파동'으로 비쳐지기 십상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8월 21일, 새누리가 확정, 발표한 주택용 전기요금 개편안은 전기를 적게 쓰는 1~2단계(200㎾h 이하) 구간은 현행 수준을 유지하되, 대다수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구간(200~600㎾h)은 단일 요율을 적용, 누진제 적용에 따른 과도한 부담을 완화시키자는 것입니다. 대신, 900㎾h를 초과하는 전력 다소비 가구에 대해서는 요금을 더 많이 부담토록 하겠다고요.


출처 - 한국일보


한국일보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누진제 단계와 배율을 축소하면 전기를 적게 쓰는 취약계층이나 1~2인 가구의 부담이 커진다는 게 정설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옛 지식경제부(현 산업부)가 시뮬레이션을 돌려본 결과, 3단계 축소 시 월 50㎾h만 쓰는 가정의 전기요금은 지금보다 3,000원 가량 늘어나지만, 월 601㎾h를 사용한 가정은 5만5,000원 가량 줄어드는 결과가 나왔다나요. 전기를 많이 쓰는 가정에서 전기요금을 덜 내게 되는 결과가 나타났으니 일반 국민들의 반발이 거셀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는 것입니다.


주택용 전기 소비보다는 산업용 전기 소비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환경운동연합은 즉시 논명을 통해 이번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완화는 새누리식 포퓰리즘이라며 강력하게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이상적인 전력수요급증에 따른 전력난의 대책이라기보다는 MB정부 5년 동안 74조 원의 부채가 상승한 한국전력의 적자를 해소시켜주는 방안일 뿐 아니라 주택용 전기 다소비자들에 대한 전기요금 깎아주기 행태에 불과하다는 것이지요.

환경운동연합은
산업용 전기요금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을 하고 나섰는데요, 그동안 불탄이 주택용 전기요금과 산업용 전기요금의 불합리한 과금체계를 언급하며 주장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었습니다.

환경운동연합이 지적한대로 산업용 전기 소비량은 전체 전기 소비의 55%가량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난 5년간 27%의 수요급증으로 전력난을 심화시킨 장본인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제조업 전기소비의 50% 이상이 전기가 필수적이지도 않은 곳에 전기를 사용하면서 전기를 낭비해 소비효율을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심어어 중국보다도 전기요금이 싸서 전기다소비 해외 공장들이 국내에 들어오게 한 원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런 산업용 전기요금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현재의 전력난 문제를 해결할 수도 없으며 전력수급 대책이라고 이름붙일 수도 없는 것입니다.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축소 · 완화는 전기다소비자들에 대한 혜택
-'부자감세'와 다를 바 없는 새누리당식 포퓰리즘 정책


아울러 환경운동연합은 새누리가 '많은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구간'을 200~600kWh라고 주장하면서 단일한 요금을 부과하겠다는 것에 대해서도 반박하고 나섰습니다. 국민의 대다수인 87%가 400kWh까지의 구간에 몰려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결국 저소득층은 기존보다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하게 되고, 고소득층은 더 적은 비용을 부담하게 되는 셈이 됩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또한 이에 대한 입장은 매한가지더랍니다. 언론매체 뉴시스의 보도에 따르면, 경실련 시민권익센터 윤철한 팀장은 "정부가 이번 개편안을 발표한 목적에서 살펴볼 때 개편으로 인해서 서민들의 전기세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며, 판매 단가를 어떻게 책정되느냐가 문제의 핵심임을 지적했습니다. 즉, 중간 단계의 판매 단가가 낮게 책정되면 혜택을 보는 서민이 많을 것이고, 높게 책정되면 손해를 입는 서민들이 많을 것이니, 정부가 전기 요금을 개편한 목적이 서민들의 요금 부담을 줄여주려는 데에 있는 것이라면, 판매단가를 최대한 낮게 설정하면 될 일이라 하더랍니다.

현재 GH정권이 친재벌성향이 강할 뿐만 아니라 증세 없는 복지를 실현하겠다는 똥고집을 견지하고 있으니 경실련의 주장은 귀에 담으려 하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새누리의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완화 개편안을 정부가 수정없이 받아들인다면 지난 번의 '세제개편안' 때보다 더 큰 국민적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참고로 불탄이 그동안 포스팅했던 주택용 전기요금과 산업용 전기요금의 불편한 관계를 아래에 링크해 놓을 터이니 관심 있는 분들께서는 한 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2013/06/25 - [불탄의 촛불누리/시사 뷰포인트] - 한국전력 사장님, 왜 가정용전기요금이 산업용보다 850%나 비싼 건가요?
2013/06/27 - [불탄의 촛불누리/시사 뷰포인트] - 한국전력 사장님, 왜 가정용 전기요금에만 누진제가 적용되나요?
2013/06/28 - [불탄의 촛불누리/시사 뷰포인트] - 한국전력 사장님, 왜 돈 벌 생각 안하고 돈 퍼줄 궁리만 하시나요?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