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는 왜 대한민국을 세계 제1의 '정욕의 나라'로 선정했을까?
왜 BBC 방송국은 그들이 발행하는 잡지 FOCUS 2월호에서 대한민국을 '세계 제1의 정욕(Lust)의 나라'로 선정했을까요? 이젠 세계에서 가장 섹스 관련 산업이 발달된 나라가 AV의 천국인 일본이 아니라 한국이라고 생각한 걸까요? 정말 그들이 말하는 것처럼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가장 포르노에 돈을 많이 쓰는 나라인 건 맞는 걸까요?
영국의 BBC 방송이 발행하는 과학기술 잡지 '포커스'는 2월호에서 총 7가지 죄악 중 대한민국을 불명예스럽게도 '정욕' 부문 1위국이라는 타이틀을 안겨주었습니다. 포르노 산업에 대한 국민 1인당 연간 지출액을 기준으로 '정욕 지수'를 측정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수치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는군요. 우리나라에 이어 일본, 호주, 핀란드, 중국, 브라질, 체코, 대만, 미국, 캐나다 등이 뒤를 잇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건 별로 중요한 것 같지 않습니다. 다만, '대한민국이 왜 그들에게 그런 인식을 갖게 했을까?'가 중요한 것이지요.
포커스 홈페이지에 게재된 이미지를 보면 대한민국은 정욕에서는 1위를, 탐식에서는 6위를 차지함으로써 전체 35개국 중 종합순위(?) 8위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뭐 탐식부문이야 패스트푸드에 대한 국민 1인당 연간 지출액을 기준으로 따진 거라 하니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맞벌이 가정이 증가하고, 1~2인으로 구성된 가구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으니 그만큼 음식물 섭취에 있어서도 패스트푸드나 반가공식품 소비량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이 잡지에서 소개한 내용이 불쾌한 것은 대한민국이 정욕의 나라로서는 세계 최강이라는 것을 사실화시켰다는 겁니다. 어쩌면 작년 무더운 여름날에 있었던 미국과 일본의 포르노업체가 불법으로 그들의 영상물을 업로드, 다운로드를 한 내국인 네티즌 1만여 명을 무더기 고소하였던 사건 등이 부정적인 이미지로 작용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긴 근래에 들어 성추행이나 성폭행과 관련된 사건들을 거의 매일 듣다 보니 어쩌면 그럴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도 한편으로는 들게 됩니다. 그렇지만 무척이나 궁금하다는 것이 이 잡지가 말하는 '정욕 지수'가 어떤 근거에서 나온 것인지에 대해서는 도대체 알 수 없다는 점입니다. 포르노 산업에 대한 국민 1인당 연간 지출액을 기준으로 지수를 측정했다고 것만 밝혔으니까요.
대한민국의 포르노 산업이 그토록이나 발전해 있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기도 합니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모텔은 이미 여행자를 위한 숙소의 개념이 아닌 게 되어 버렸다는 뜻이겠지요. 룸살롱과 단란주점, 비지니스클럽은 공공연한 성매매 문화의 표상이 되어버렸고, 키스방이나 애인대행사이트 처럼 유사성행위가 가능한 변종개체도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는 것도 큰 사회문제일 겁니다.
이 잡지에서 보여준 순위나 평가가 형평성의 위배나 측정의 오류라는 지적이 빗발치고 있습니다만 그래도 어느 한 편으로는 우리의 그늘을 잘 지적해 준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음지 속으로만 파고 들고 있는 우리의 성에 대한 탐욕이 만들어낸 금번의 결과물에 대해 이참에 철저히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 오래 전에 작성한 포스트였는데, 안타깝게도 다음에서 블라인드 처리를 해서 지금껏 비공개 상태로 방치했던 글입니다. 그러던 것을 오늘 날짜로 재발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