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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가끔 헐리우드 영화를 볼 때 이런 생각을 가져보곤 했어.

"영화 속 사람들은 모두가 같은 동네에 사는 이웃들인가 봐."

모두가 지역번호도 없이 555번이라는 국번을 사용하기 때문에 갖게 된 생각이었지. 하지만 그것이 영화를 만드는 제작자에게 강제되는 룰이었다는 걸 알게 된 순간부터는 통화 중 주인공이 다급하게 메모하는 전화번호는 별 의미가 없기 때문에 무시하게 되었지.

가끔 광고를 읽거나, 보거나, 심지어 스쳐가거나 할 때 짧은 시간 담겨있는 메시지를 이해하려는 것보다 전달되어 오는 느낌 그대로를 그냥 받아들이는 게 편하다는 걸 알게 되었지. 또 그걸 알기 때문에 광고를 만드는 기획자들도 심리학적인 요소에 더욱 많은 신경을 쓰고 있을 테지만.

기업에는 기업철학이라는 게 있고, 조직문화라는 게 분명히 있어. 또 그것이 없는 기업이나 조직에서는 특색있는 컬러나 컨셉으로 각인시키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지. 왜냐하면 샤프한 느낌의 삼성이나 저돌적인 이미지의 현대는 출시하는 제품마다 그들만의 보이지 않는 이미지까지 함께 포장시키고 있다는 걸 소비자들도 이미 알고 있으니까.

삼성이 자동차를 만들었지만 기업 이미지와는 맞지 않았어. 결국 자체적으로는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르노와 손을 잡았지.

현대는 PCS폰을 만들었지만 국내시장에서는 참패를 하고 말았어. 결국 걸리버는 해외에서의 판매망을 최근에 다시 만들려 애쓰고는 있지만......

청바지 중에서 가장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는 아마도 리바이스겠지? 그런데 이 리바이스를 한번 소개하려고 할 때마다 조금은 움츠러 들게 되더라고.

왜냐고? 19금 저작물로 오인받게 될지 모를 걱정 때문이야. 더군다나 등장하게 되는 여성의 행동이나 말이 남성보다 훨씬 대담하다는 느낌을 아주 강하게 받게 되지. 여기에다가 "헐리우드 영화에 나오는 전화번호 국번은 왜 항상 555번일까?"와 거의 맞먹을 정도의 강한 의혹도 항상 함께 갖게 되더라고.

"왜 항상 리바이스 광고에 나오는 두 젊은 남녀는 상대방 바지를 벗기지 못해 안달을 할까?"
 
허나 첫 느낌은 분명 이렇게 시작하지만 항상 마지막 장면에 이르러서는 언제나 허탈감이나 허무감으로 끝나게 되지. 어쩌면 그 '피식~' 하고 웃는 순간에 머리에 각인되는 효과를 갖게 하여 오랫동안 소비자의 기억을 지배하려는 목적이 있는지도 모르겠어. 또 그게 바로 리바이스가 가지고 가려는 브랜드 컨셉인지도 모를 일이지.

얼마 전에도 섹시컨셉 광고에 대해 포스팅을 하면서 리바이스 CF도 하나 소개했었지.
마지막에 "물 속으로 첨벙~"은 다소 어이가 없었지만 말이야.

관련 포스트 : http://ceo2002.tistory.com/670

지난 번 관련 포스트를 통해 소개했던 CF보다 훨씬 황당한 결말을 갖고 있는 리바이스 광고가 있더라고.


차안에 있는 두 남녀. 아주 야릇하고 강렬한 시선을 서로 교환하고 있는데 무척이나 진지해 보여.


서로에게 강한 feel을 받은 두 남녀가 키스를 나누더니만 어김없이 여자는 남자의 바지를 벗기려 들지.


그런데 갑자기 전파방해가 일어나더니 카오디오에서 들려오던 음악이 귀에 거슬리는 삑사리 음으로 바뀌어 버리는 거야.


귀를 싸안으며 두 남녀는 차밖으로 기어 나오게 되는데 바로 그 순간 "하늘에서 우주선이 내려와 하는 말, 디비디비딥~"은 아니고 영화나 만화에서 자주 보았던 형태의 빛을 내리 쬐게 되지.

절반 쯤 바지가 벗겨져 있던 남자가 그 빛으로 빨려 올라가는데 여자가 뛰어나와 붙잡아 주려고 하잖아?

"아! 이 여자는 사랑하는 남자를 구해주려고 하는가 보다!"라는 감탄사가 나오는 순간 바지가 벗겨지고, 이내 여자는 무척이나 만족스럽다는 듯 끌려가는 남자에게는 아랑곳하지 않고 남자에게서 벗겨진 청바지만 자신의 하체에 맞춰 보는 거야.


애초부터 남자보다는 바지에 관심이 더 많았다는 듯이......





사랑,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이 바로 "리바이스 501"이라는...... 그 말을 하고 싶었던 걸까?

아무튼 이 광고가 남긴 강렬한 인상은 꽤나 오랫동안 머릿속에 남아있을 것 같아.
그 황당한 결말에 느끼게 된 여자에 대한 배신감과 함께 말이야.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