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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대통령과의 대화'라는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이런저런 소소한 얘기서부터 경제 현안에 이르기까지 여러 의견을 피력하고자 했던 이명박은 실망 그 자체였다.

애교도 있고, 가정살림도 곧잘 도운다는 얘기야 남의 가정사에 해당하는 것이겠거니 치부하면 된다. 허나, 우리 경제가 당면하고 있는 현안을 정말로 남의 얘기 처럼 하고 있었다. 이명박이 '대통령과의 대화' 프로그램에서 했던 말을 한번 되새겨 보자.


지금 중간층 이하가 어렵다고 하는 것은 나 자신이 너무나 잘 안다. 안타깝게 생각한다. 많은 분들이 나에게 많이 기대하고 있다. 대통령이 될 때 경제위기를 두 번씩이나 맞이할 것이라고 생각 못했다. 취임 이후에 소위 금융위기가 일어났다. 세계 모든 나라가 한국이 가장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이야기를 했었다. 다행스럽게 위기를 잘 극복했으나, 경제 상황은 일자리 문제가 있고 물가 문제가 있고 해서 위기가 오면 가장 힘든 층이 서민층이다. 있는 분들은 위기, 위기 하지만 특별히 달라진 것은 없다. 대기업은 수출 잘 됐고, 기업의 노력도 있지만 정부 정책도 있었다고 본다. 그렇게 차별이 되니까 국민 체감이 불만스럽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들도 그런 어려움 속에 한국이 세계가 인정할 정도의 위기를 극복했다. 나는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갖고 살자는 생각을 한다.


과연 그럴까? 세계가 인정할 정도의 위기를 정말 극복한 걸까? 그리스와 미국의 경우보다 지금 낫다고 할 수 있는 걸가? 솔직히 그런 걸까?

그런 가운데 가장 이상한 논리를 대며 주장하고 있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부자감세와 관련된 사항이다. 그리고 그에 대한 근거로 든 게 바로 외국기업이 한국에 투자할 때 세금과 토지 값이 얼마인지 본다는 거다. 그러니 감세를 해야 하고, 그러한 감세정책에 따른 효과는 외국자본의 투자를 가지고 와서 결국 일자리 창출에 일등공신이 될 거란 얘기다.

얘기를 들어보면 그럴 법한 얘기지만 사실은 "글쎄?"다. 이명박 대통령은 선거 때의 공약과는 달리 법인세 3% 감세를 초기에 감행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나머지 약속분 2%대한 부분을 유예하고 나선 것이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국민과의 대화를 통해 피력했던 거다.


경제정책은 적시에 유연하게 해야 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감세는 앞으로 계속 추세가 돼야 한다. 다음 정부에 누가 들어서도 세계경제가 조금 정상으로 가게 되면 감세해서 외국과 경쟁해야 한다. 앞으로 장기적으로는 보면 감세하는 게 맞다.


세계적으로는 부자증세가 대세를 이뤄가고 있다. 경제계 인사들의 증세요청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사회환원이나 균형발전이라는 대전제를 이끌어내기 전에 세계의 부자들은 자신들의 특혜가 부당하다고 양심선언을 하고 있는 것이다.

허나 우리나라는 거꾸로 가고 있고, 그에 대한 가속패달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질 않고 있다. 아주 잠깐이겠지만 정권 말기의 치적쌓기용 감세유보정책에 재계의 반응이 다소 거칠게 보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그러고 보면 이명박 대통령은 아직도 본인이 대통령이라기 보단 대한민국이란 기업의 총수로서 충실한 모습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개인취미는 참 독특한 것 같다. 한때는 전봇대를 열심히 뽑아대게 하더니만, 요즘에는 가로등 불빛을 낮추게 하는 재미에 폭 빠져 있단다. 본인은 그냥 지나가면서 내뱉는 타령 한 마디에 블과하겠지만, 그 얘기를 듣고 죽을둥 살둥 달려드는 해당부처 책임자와 실무자들의 모습을 보는 재미가 얼마나 쏠쏠했을까? 허나 일국의 대통령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런저런 회사의 대표라 하더라도 시설관리담당자나 생각할 수 있는 그런 일에 머리를 쓴다는 건 그리 보기 좋은 게 아니라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