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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관통하는 키워드 중에는 '욕'이라는 것도 분명히 한몫을 하고 있습니다. 누구라도 듣기에는 엄청나게 불편하겠지만 '화냥년'이라든가 '갈보 : 양갈보'와 같이 쓰이는 표현을 놓고 보더라도 '욕'이라는 것에는 단순히 어감상의 불쾌감을 떠나 어느 한 민족이 겪어야만 했던 참담한 역사까지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자못 그 쓰임에 조심을 기해야 하는 것이 맞을 것입니다.

불탄이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도 '욕'이란 것은 시대적 배경이나 현재 접하고 있는 사회적 환경과 무척이나 깊숙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나 우리나라와 같이 전통적으로 유교적인 색체를 강하게 갖고 있는 나라에서는 체면을 생각해서라도 직접적인 '욕'보다는 우회적으로 희화화한 표현에 뛰어났던 것이 사실이고요.

그렇다면, '욕'이라는 표현은 건강한 사회, 밝은 사회, 희망찬 사회에서는 절대로 존재할 수 없는 것일까요? 뭐, 이 화두에 대해 각자의 견해가 있을 터이니 오늘 불탄이 쓰고 있는 이 포스팅에서는 저마다 생각하고 있는 개념의 몫으로 남겨두기로 하겠습니다만, 크건 작건 간에 표현이라는 측면에서는 완전히 소멸될 수는 없을 것 같다는 게 솔직한 심정입니다.

그런 면에서 먼저 '욕'이 갖고 있는 순기능이란 측면을 생각해보고 싶습니다. 여기에서 '욕의 순기능이란 게 어디에 있어? 욕은 그 자체가 죄악인데!'라고 생각하는 분들께서는 지금 이 시점에서 글읽기를 중단하시고 곧바도 인터넷 창을 닫아주셨으면 고맙겠습니다.

욕이란?


무엇보다 '욕'이라는 것은 일단 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 입장이 모두 불편하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니 일반적인 '욕'에 대한 정의나 내용에 대해서는 굳이 지면을 할애해 가면서까지 언급할 필요는 없을 테니까 여기에서는 생략하기로 하겠습니다.

그치만 '욕'이란 것이 갖고 있는 순기능이란 측면에서는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즉, 욕이 내세울 수 있는 것 중 긍정적인 면을 보자면 '욕구의 정화 : 카타르시스'와도 접점을 맞추고 있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불만이나 스트레스를 어느 정도 완화시키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훌훌 털어버릴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는 것인데요, 자신의 입을 통해 뱉어지는 것뿐만 아니라 타인의 입을 통해 듣는 표현에서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입니다.

무슨 말씀인고 하니, 나보다 훨씬 힘이 세기 때문에 선뜻 싸움을 걸 수 없거나, 가진 것이 너무 많은 지배층 내지는 권력층이기 때문에 평범하거나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도저히 상대할 수 없을 때, "개같은 놈의 새끼가 지가 뭔데 우리한테 지랄하는 건데?"와 같이 비록 소극적이지만 효과적으로 튀어나오는 말을 하거나 들을 때 어느 정도 마음에 담고 있던 응어리가 풀리게 된다는 뜻입니다.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너무나 약한 상대가 바락바락 대들 때 "야이, 씨발로마. 너 뒤질래?"와 같이 폭력을 행사하기 전에 미리 상대의 기를 죽이는 방법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분명히 있을 테지만 말입니다.

심청가 중 한 장면

 

옳다, 그 제기 붙고 발기 갈 년이 양반 서방을 허였다고 그년 흉악한 악물의 딸년이로구나. 에끼 천하 미친년아. 네 이놈 죽일놈이로고. 꼴불견일세. 쉬파리 똥속이요. 저 늙은이 성질에 상추쌈을 당할 테니. 눈치 없고 알심 없고 속 없는 저 걸인. 이가라면 이 갈린다. 남원읍네 오입장이들 아니꼽고 녹녹드라. 잡것 밥 많이 빌어 먹었다. - 춘향가

 

야이 천하 의리 없고 사정 없는 요년아. 수백리 타향에 와서 날 버리고 니가 무엇이 잘될소냐. 귀신이라도 못되리라 요년아. 세상천지 독헌년아. 눈뜬 가장 배반기도 사람치고 못할 텐디. 눈 어둔 날 버리고 니가 무엇이 잘되겠느냐 - 심청가


사실, 우리의 전통문화인 판소리나 마당놀이에서도 크고 작은 "욕"과 관련된 표현은 위와 같이 수없이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표현이 주는 감흥의 강도는 점잖은 수사로만 표현될 때보다 훨씬 쎄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상황을 조금 달리해 볼까요? 불탄이 준비한 서비스 영상과 사진 이미지를 그냥 마음 편안한 상태에서 시청 또는 감상해 보시길 바랍니다.

참고로 아래 영상은 새누리(구 한나라)의 전현직 국회의원들이 만든 것인데요, 보시면 아시겠지만 우리의 수첩공주 역시 너무나도 즐거워하고 있더랍니다. "환생경제"라는 제목으로 만들어진 패륜 영상이라고 하니까 편안히들 감상해 보도록 하시죠. 단, 머리까지 치민 열기가 천정을 뜷고 지구를 벗어나 우주까지 뻗더라도 말입니다.

 


그런데요... 극중의 대사나 등장인물의 호칭을 가만히 듣고 있노라면, 연극에 등장하고 있는 노리개감이 바로 우리가 지키지 못했던 '우리 마음 속의 영원한 대통령', '바보', '노짱'이시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저렇게 수첩공주는 즐거움에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고요.

여기에 덧붙여 누구의 사주를 받았는지 온국민이 다 아는 가스통 할배들의 만행도 그냥 넘길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이미 고인이 되신 분을, 그것도 전직 대통령이셨던 분을 이렇게까지 부관참시하는 것은 치가 떨리다 못해 부서져 나갈 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부디 이와 같은 영상이 하루라도 빨리 인터넷 상에서 없어지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합니다만, 정권이 바뀌지 않고서야 어디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해서, 여기에서는 정권교체를 이루고, 모두가 평안해질 때까지만 한시적으로 게재하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날이 오면, 그 즉시 삭제하겠다는 언약도 함께 드리겠습니다. 치는 떨리지만, 투표를 하기 위한 다짐을 강조하기 위해서라도 두눈 부릅뜨고 한 번 제대로 봐주시길 바랍니다.

 

한겨레, 2011.11.11


이쯤 되면, 본 포스트 제목에 써놓은 것처럼 80년대에 유행했던 "조까라 마이싱" 정도는 욕도 될 수 없다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여러분들께서는 어떤 생각을 갖게 되셨나요?

이 모든 질문에 대한 대답, 그리고 모든 판단은 바로 여러분의 몫이라는 걸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토록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가족과 함께 하는 행복한 주말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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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