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검경합수부 발표-승객 전원 구조할 수 있었다

경향신문이 "세월호 침몰 직전 해경이 47분 동안이나 선체에 진입해 승객을 구조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는 검·경합동수사본부의 수사결과 발표 소식과 함께, 만일 "해경이 처음 도착했던 16일 오전 9시30분에 세월호로 진입했더라면 승객 전원을 구조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단독 보도했습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합수부는 전원 구조가 가능했던 근거로 대검 디지털포렌식센터(DFC)이 실시한 세월호 침몰 직전 경사도 분석 결과를 제시했다"며, "분석 결과 오전 9시30분 해경 123함정이 도착했을 당시 세월호 기울기는 45도였고, 가장 먼저 세월호에 접근한 해경은 이준석 선장 등 선원들만 구조하고 말았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합수부는 해경이 이 시간에 세월호 안에 들어가 구조활동을 벌였다면 전원 다 생존했을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고요.

출처 - 경향신문

이미 세월호 유가족들을 비롯해 많은 시민들이 의혹을 제기해 온 내용들인지라 그리 놀랄 일도 아니겠습니다만, 아무리 그렇더라도 합수부의 공식 수사발표로 이렇게 접하게 되니 한껏 억눌러 놓았던 분노가 하늘을 뚫고 치솟는 듯합니다. 해경의 명백한 직무유기이며, 그럴 수밖에 없게 만들었던 배경이 궁금해지는 대목입니다.

또한, 오전 9시45분의 합수부 분석을 살펴 보면, "세월호는 62도 가량 옆으로 뉘어진 상황이었다"며, "이 정도 기울기라면 (선박에 고정된) 뭐라도 잡고 이동할 수 있는 기울기인데도 해경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하니 정말이지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힐 노릇입니다. 심지어 "해경이 선내 집입을 포기한 채 선원들만 구조하는 사이 세월호 안에 있던 승객들은 카톡 등으로 애타게 구조를 요청했다"며, "합수부가 세월호에 탑승했던 승객들의 문자 기록을 모두 조사한 결과 마지막 문자는 오전 10시17분에 보내진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하니, 이 무슨 참담한 일이란 말입니까.

배가 기울고 있어. 엄마 아빠 보고 싶어. 배가 또 기울고 있어. - 4월 16일 오전 10시 17분, 세월호 마지막 문자

경향신문은 또, 합수부가 밝히기를 "이 문자가 보내질 당시 세월호는 108.1도 기울어진 상황"이었고, 학생은 "물이 바로 아래까지 차오른 4층 어디선가 벽에 기대어 이 문자를 보낸 것 같다"며, "10시17분까지 학생이 카톡을 보낼 수 있었던 만큼 당시에 해경 역시 구조가 가능했음에도 구조 조치가 미흡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는군요.


2014/04/26 - [불탄의 촛불누리/시사 뷰포인트] - 그것이 알고 싶다-세월호, 단 한 명도 희생하지 않고 모두 살 수 있었다


구하지 못한 게 아니라 구하지 않았던 해경과, 그렇게밖에 할 수 없었던 이유가 대체 무엇이었는지, 이제는 정말 알고 싶습니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박근혜 정부와 정치권은 이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해 스스로 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투입해야 할 것입니다. 행여라도 시민의 눈과 귀를 멀게 하려는 시도를 획책하고 있다면, 준비된 접싯물에 코 박는 짓거리일 뿐이라는 걸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