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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의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진풍경입니다. 전 세계에서 거꾸로 가는 역사의 표본이라 할 수 있는 국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입니다. 국방부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이라는 '병신늑약'에 올인하고 있고, 교육부는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는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몰빵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정말이지 '완장' 찬 앞잡이들이 판치는 세상, 딱 그 짝인 것 같습니다.


먼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에 대한 얘기는 아래에 링크된 발행글을 참고하시기 바라옵고, 이번에는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하는 시민단체의 목소리를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2016/11/09 - [불탄의 촛불누리/불꽃 가라사대] -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 - 지금 당장 중단하라!

2016/11/01 - [불탄의 촛불누리/짧게 묵직하게] - 정의당 김종대 의원 - 반드시 막아야 할 한일 군사정보보호 협정

2016/10/28 - [불탄의 촛불누리/불꽃 가라사대] - 하야하라 -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GSOMIA 재추진에 대한 참여연대 논평

2012/07/02 - [불탄의 촛불누리/시사 뷰포인트] -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보류로 드러난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


이미 국정 운영 능력이나 자격, 그리고 실낱 같던 신뢰마저도 모두 상실한 박근혜 정부는 여전히 국정역사교과서 발행에 목을 매고 있습니다. 재임 기간 내 박정희에 대한 평가 자체를 바꿔놓고자 하는 박근혜의 광기어린 집착으로밖에 보여지지 않습니다만, 그에 편승한 메이저급 언론사나 재벌의 민낯이 친일의 후예인지라 그들 역시 "불감청이언정 고소원"의 심정이었을지도.


어쨌든 이 땅에 정의가 살아 있고 기록을 통한 역사가 살아 있는 한, 투쟁과 항쟁은 멈추지 않을 터. 오늘도 거리에서는 나름대로의 참된 가치를 알리기 위한 목소리가 곳곳에서 울려 퍼졌습니다. 그리고, 촛불집회의 성지라 할 수 있는 광화문은 물론이요 전국 각지에서 교육시민단체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복면집필과 비공개의 원칙으로 강행하고 있는 박근혜 정권의 국정 역사교과서에 일침을 놓기 위해.


11월 9일 오전, 전국 480여 개의 교육시민사회단체가 함께하는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는 광화문 세월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 역사교과서 폐기",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그리고 이 같이 "국정교과서 폐기와 박근혜 퇴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은 충북, 충남, 대전, 부산, 세종, 전남, 인천 등 전국의 8개 지역에서 일제히 진행됐습니다.


▲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는 9일 광화문 세월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역사교과서 국정화 철회와 박근혜 퇴진을 촉구했다. ©교육희망 남영주


여는 말에 나선 강건 청소년 행동 '여명' 활동가는 “한나라당 대표 시절 역사에 관한 것은 역사학자와 국민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고 말했던 박근혜 씨가 국민 반대에도 불구하고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추진했고 공개를 앞두고 있다”면서 “헌법 정신에 위배되는 불법적 국정교과서는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로 역사교과서 국정화 철회를 촉구했습니다.


임수정 평화나비 대표는 “정부는 역사 교과서가 패배와 부끄러운 역사를 가르친다고 말하지만 우리가 부끄러워하는 것은 대한민국 역사가 아닌 대한민국 역사를 왜곡하는 현 정부”라고 비판했습니다.


김욱동 민주노총 부위원장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통한 국정 농단 상황을 지켜보며 국민들은 국정교과서가 보수와 진보, 좌우의 문제가 아닌 민주주의의 문제라는 것을 알았다”면서 “박근혜 정권 퇴진을 위해 앞서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국정을 농단하고 역사 쿠데타를 감행한 박근혜는 더 이상 대한민국 대통령 자격이 없으므로 당장 퇴진할 것”을 촉구하면서 “박근혜판 국정교과서는 원천무효임을 전국에서 동시에 선언한다”고 밝혔습니다.


▲ 국정화 저지 네트워크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1인 시위를 진행했다. ©교육희망 남영주


국정화저지네트워크는 "9일부터 교육부가 국정 역사교과서를 공개하겠다고 밝힌 11월 28일까지 광화문 세월호 광장과 신촌 U플렉스 앞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철회 촉구 1인시위를 진행한다"고 밝혔습니다.


국정교과서 폐기·박근혜 퇴진 촉구 전국 동시다발 시민선언 전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국정교과서를 폐기하고 박근혜는 퇴진하라!


1. 박근혜는 “검정 역사교과서 집필진의 80%가 편향된 역사관을” 가졌다며 역사학계를 좌편향으로 몰고 학생들이 배우는 역사교과서에 ‘종북’이라는 주홍글씨를 새기는 것도 모자라, 교육과정을 어기면서까지 박정희 탄생 100주년인 2017년에 맞춰 국정교과서를 발행하도록 지시하였다. 그러나 교육부가 호기를 부리며 오는 28일 공개하겠다는 국정교과서는 ‘박근혜에 의한 박정희를 위한’ 가족교과서일 뿐이다. 이준식 교육부장관이 국정교과서는 “정권 차원에서 발간하는 게 아니라 역사교육 차원에서 발간하는 것이기 때문에 예정대로 진행 하겠다”고 주장하였으나, 복면집필과 비공개로 일관해 온 국정교과서 제작과정을 되돌아보면 그의 발언은 지나가던 소가 웃을 궤변일 뿐이다.


2. 우리는 다음 이유로 국정교과서 폐기를 거듭 요구한다.


첫째,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헌법정신을 유린하는 것이다. 헌법은 교육의 자주성과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고 있는데, 이는 교육에 대한 정치적 압력의 배제, 교육의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헌법재판소는 국정제보다는 검‧인정제도가, 검‧인정제도보다는 자유발행제를 채택하는 것이 헌법의 이념을 고양하고 교육의 질을 제고할 수 있다고 하였다. 국정제는 독재국가나 후진국에서나 채택하는 낙후된 교과서 발행제도이다.


둘째, 2017년 발행될 국정교과서는 반 헌법적인 역사관인 ‘건국절 사관’에 입각하여 집필되었다. <2015 개정 역사과 교육과정>은 ‘대한민국 정부수립’을 ‘대한민국수립’으로 바꿈으로써 뉴라이트가 주장하는 ‘건국절’론을 교과서 내용에 반영하도록 하였다. 이는 친일-독재-분단을 미화하고 합리화하는 방향으로 국정교과서를 서술하겠다는 박근혜의 의중을 확고히 드러낸 것이다.


셋째, 국정교과서는 국민주권을 부정하는 것이다. 국정제 고시 이후 각종 여론조사를 통해 국민 3명 중 2명이 국정교과서에 대해 반대한다는 것이 분명히 드러났다. 헌법에 적혀 있듯이 대한민국 유일의 주권자인 국민의 3분의 2가 국정화를 반대하고 있음에도 국정화를 강행한 것은 민주주의의 기본인 국민주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3.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헌법정신을 유린하고 국민주권을 부정하는 역사쿠데타이다. 그런데도 국정교과서 발행을 강행한다면 교육부장관에게 공범으로서의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역사쿠데타의 주범이 박근혜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최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불리는 박근혜와 비선 실세들의 국정농단 과정이 언론을 통해 낱낱이 밝혀지고 있다. 국민들은 끝 모를 허탈감에 이제는 뉴스를 보는 것조차 두려운 날들을 살고 있다. 다급해진 박근혜는 두 번에 걸쳐 대국민 사과를 하였다. 그러나 박근혜의 형식적인 사과에는 진정성이 없어 국민의 분노를 자극할 뿐이다. 우리는 국정을 농단하고 역사쿠데타를 감행한 박근혜가 더 이상 대한민국 대통령 자격이 없으므로 당장 퇴진할 것을 요구한다. 아울러 박근혜판 국정교과서는 원천무효임을 전국에서 동시에 선언한다. 국정교과서는 박근혜의 퇴진과 함께 폐기될 것이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