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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박근혜 대통령의 아프리카 3개국 순방에 맞춰 출범한 '코리아에이드' 사업이 국제개발협력 분야에서 한국의 위상을 크게 실추시켰다는 비난이 제기되었습니다. 특히 비선실세에 의한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성이 드러나면서 지난 수십년 간 쌓아온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원칙과 가치를 한번에 무너뜨렸다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2016/11/02 - [불탄의 촛불누리/[C팍 : All커니] ] - 국제개발협력시민사회포럼 - 코리아에이드 2017년 사업예산 전액 삭감하라!

2016/10/25 - [불탄의 촛불누리/복지 뷰포인트] - 미르재단 관여 '코리아에이드'는 무지하고 오만한 사업, 폐기되어야


이와 관련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활동가들은 지난 3일 오후 광화문 세월호 광장 앞에서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과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습니다. 이번 시국선언에는 다양한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는 247명과 개발도상국 현장에서 활동하는 84명을 포함해 총 331명의 활동가가 참여했습니다.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활동가 331명의 시국선언 전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미지 출처 - 시민건강증진연구소


한국 국제개발협력과 한국 사회가 정의로운 발전을 추구하기 위해

박근혜 대통령은 퇴진해야 한다


한국은 개도국의 발전을 지원할 자격이 있는가?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시작된 작금의 사태는 그 동안 개도국 발전을 위해 노력해 온 한국 국제개발협력 활동의 의미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도움을 받던 나라에서 도움을 주는 나라가 되었다”라는 식의 단편적인 명제로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을 자랑하던 일들이 큰 웃음거리가 되었다. 공적개발원조(ODA) 규모를 늘리고, OECD 개발원조위원회(DAC)에 가입하고, 한국의 개발경험을 전수하면 존경받는 선진국이 되리라는 것은 허상이었음이 드러났다. 현 사태는 한국이 진정으로 개도국 발전을 지원할 자격이 있는지 되묻게 한다. ODA 규모가 2조원이 넘는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국정은 비선실세의 농단에 놀아났고, 대통령과 고위 당국자들의 허위와 무능력은 만천하에 드러났다. 한국의 정치는 퇴보하고, 재벌위주 경제는 정의롭지 못하며, 사회는 불안하고, 환경은 악화되고 있다.


한국 국제개발협력은 현 사태에서 자유로운가?


우리는 지난 5월 아프리카 3개국에서 시작된 '코리아에이드'를 알고 있다. 이동형 보건사업과 문화 및 음식사업을 결합하여 현지주민을 돕겠다는 이 이상한 개발협력 사업은 결국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로 만들어진 미르재단을 매개로 한, 이른바 '최순실 국정농단'의 하나였음이 밝혀졌다. 즉, 한국 국제개발협력의 퇴보를 가져온 '코리아에이드'는 권력 사유화의 결과였다. 지난 20여 년 간 많은 주체가 고생하며 차곡차곡 쌓아온 한국 국제개발협력의 원칙과 가치를 비선실세가 한번에 무너뜨린 것이다. 효과성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새마을운동ODA도 세계 곳곳을 배회하고 있다. 지난 정권의 녹색ODA가 그러했듯이 다음 정권에서 사라질 것으로 보이는 새마을운동ODA의 확대는 분명 이 정권의 정치적 목적에 따라 자행된 국제개발협력의 또 다른 퇴보다. 또한 KOICA 국제개발협력 민관협력사업 예산을 외교부 ‘민간경상보조금’으로 변경하면서 불거진 이른바 '보조금' 사태는 시민사회 길들이기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현재의 '보조금' 방식은 많은 시민사회단체와 전문가가 우려하고 반대하는 가운데 시민사회의 책무성 제고라는 명목으로 추진되었다. 그러나 관료주의적 효율성을 강조하는 '보조금' 방식은 시민사회 활동의 역동성을 축소하여 결과적으로 현장의 개발협력 사업들에 큰 타격을 줄 것이다.


우리는 보다 떳떳하게 지구촌의 발전을 이야기 하고 싶다


우리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활동가들은 개도국 발전을 위한 노력을 보다 떳떳하게 전개하고 싶다. 한국의 정치와 경제, 사회와 문화 그리고 환경이 퇴보하는 가운데, 개도국의 발전을 이야기 하는 이 위선적인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다. 우리는 국제와 국내의 문제가 분리되지 않고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고 믿는다. 정의롭지 못하고, 부패하고, 무능한 지도자가 버티고 있는 한국이 시행하는 국제개발협력은 개도국의 발전, 나아가 지구촌의 발전에 기여하지 못한다.


대통령은 퇴진하고 한국 사회는 진정한 발전을 추구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작금의 사태의 근원적 원인이 본인에게 있음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국가와 사회를 위해 퇴진해야 한다. 아울러 현 사태에서 불거진 온갖 문제들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관련자들에 대한 처벌이 이루어져야 한다. 나아가 우리 사회는 그 동안 시민들이 피와 땀으로 이루어 온 한국의 발전을 진지하게 성찰하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총체적인 측면에서 진정한 발전을 추구해야 한다. 지구촌의 정의로운 발전을 위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은 이를 토대로 시작해야 한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