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페이스샵의 자판기 시장진출에 대한 단상
자동판매기 또는 벤딩머신(Vending Machine)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게 되면 일본이라는 나라를 떠올리게 됩니다. 자판기로 판매할 수 없을 것 같은 기상천외한 물품들도 코인이나 지폐만 넣으면 쑥쑥 꺼내쓸 수 있으니 참으로 감탄스러울 때가 한두번이 아니었죠.
자판기에 제품을 취급할 경우 가장 염려스러운 것 중의 하나는 아무래도 유통기한에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실제로 불탄이 대학교에서 기업가론을 수강했을 때(아마도 1990년 쯤 되었을 것 같네요) 막걸리를 자판기에서 취급하자는 내용도 건드려봤었습니다. 지금이야 막걸리의 유통기한을 얼마든지 늘릴 수 있는 제조기술이 있겠지만 그 당시로서는 유통기한을 늘릴 수 있는 기술개발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맹점만 노출시켰었지요. 어쨌든 크기와 유통기한만 해결된다고 한다면 귀금속과 같은 고가의 일부 품목을 제외한다면 자판기로 취급하는데 큰 문제는 없을 겁니다.
디스플레이를 통한 소비력 창출에는 점포와 판매원이 필요합니다. 당연히 고정비에 해당하는 점포임대비용과 인건비가 부담스럽게 됩니다. 경제가 발전해 갈수록 인건비는 올라가지만 그렇다고 수익도 함께 상승한다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어떻게 판매를 하고 어떻게 수익을 내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이 되리라는 것은 누구나 쉽게 알 수 있을 테지요. 그래서 일본에서는 무인시스템을 많이 생각하고 생활경제에 곧바로 반영시켰을 거고, 그러한 사회, 경제적 방편의 하나로써 자판기 문화가 발전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나라도 점점 자판기를 비롯한 무인시스템을 곳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패스트푸드점의 셀프서비스는 이미 고전적인 교과서가 되어 버렸습니다. 자동차와 관련한 셀프주유소나 셀프세차장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요즘에는 새롭게 유흥과 관련해서 자동차무인모텔(응? 이건 인건비보다는 이용객의 기밀유지 측면이 더 강하게 작용할지도 모르겠군요.)도 등장하고 있더군요. 어떤 형태로든 따지고 들어가면 제품이나 서비스의 가격에서 인건비 부담을 최소화시킴으로써 조금이라도 싸게 공급하거나 조금이라도 마진을 높게 가져갈 수 있기를 기대하는 행위가 될 테지요.
게다가 지금까지는 대부분의 자판기 판매라는 것이 분양형식으로 개인들이 자판기계를 구매하고, 제품을 납품받아 채워넣고, 지속적으로 관리를 함으로써 수익을 발생시키는 구조였습니다. 그러니 자판기에 채워넣는 제품을 납품하는 업체의 입장에서도 자판기 판매회사 또는 설치 및 A/S 업체와의 공조체계만 잘 가지게 된다면 꾸준한 매출을 기대할 수 있으니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사설이 엄청 길었습니다. 대신에 본론은 짧고 명쾌하게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LG생활건강과의 M&A 이후 판매와 유통에 탄력을 받고 있는 더페이스샵이 화장품을 자판기로 판매하는 사업에 진출했습니다.
LG생활건강과 더페이샵 관련 포스트 : http://ceo2002.tistory.com/243 / http://ceo2002.tistory.com/255
게다가 LG생활건강의 자회사로서 코카콜라가 가지고 있는 자판기 운영 노하우는 많은 힘이 되어줄 것 같습니다.
이미지 - 경향신문 아무래도 아모레는 이번 더페이스샵의 자판기 시장진출에 많은 신경이 쓰일 겁니다. 화장품업계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아모레라고 할지라도 이렇게 계속해서 뒤를 쫓아온다면 심기가 편할 리는 없을 테니까요. 앞으로 화장품업계에서 불게 될 마케팅 후폭풍이 벌써부터 기대되는 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