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테이큰, 딸 사랑 슈퍼 갑 아빠의 진수를 보여주다
영화 '테이큰'의 중심에는 전직 특수요원인 브라이언(리암 니슨)과 그가 아끼는 17살의 딸 킴(매기 그레이스)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리암 니슨의 얼핏 본 옆모습은 헤리슨 포드를 무척이나 많이 닮은 것 같습니다.
불안의 조짐은 미성년자인 킴이 해외여행에 필요한 동의서를 브라이언에게 구하는 장면에서부터 시작합니다. 가수 지망생인 킴은 자신이 좋아라 하는 락그룹의 콘서트 일정에 따르는 투어를 계획한 것인데, 딸의 안전이 염려된 브라이언은 쉽사리 사인을 해주지 못하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결국 킴은 여행길에 오르고, 파리 도착 시간에 맞춰 브라이언은 전화를 걸어 봅니다. 킴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특수장비를 동원하고, 위치추적도 불사하는 브라이언의 모습에서 영락없는 아빠의 마음을 엿볼 수 있겠더랍니다.
킴은 브라이언과의 통화 중에 함께 여행 온 절친, 아만다의 납치 장면을 목격합니다. 이 때부터 상황은 무척이나 급격하게 돌아가게 되지요.
브라이언은 킴도 납치당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주고, 킴 또한 브라이언이 일러주는 요령에 따라 어떡해서든 납치범에 대한 정보를 전해주려 애쓰게 됩니다. 허나, 단발마의 비명소리가 들리는 순간, 브라이언은 킴이 납치되었음을 직감하게 되지요.
브라이언은 킴이 전해준 내용을 통해 납치범에 대한 정보를 밝혀냅니다. 전직 특수요원 출신이니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을 테지요. 보통 납치범들에게서 인질을 구해낼 수 있는 시간의 최대치가 96시간이라고 합니다. 너무나도 처절하고 잔인한, 냉정하고 마음 훈훈한 구출작전이 시작되는 순간입니다.
그런데… 영화 '테이큰'은 쉽게 이해하기 힘든 황당한 장면도 곧잘 등장합니다.
납치될 때 깨져버린 킴의 핸드폰에서 나온 메모리칩을 길거리에 있는 ATM과 비슷한 기기에 넣고 저장된 사진이미지를 추출하는가 하면, 또 킴과 아만다의 기념촬영을 해준 찍새의 반사된 모습을 복원작업으로 쉽게 알아내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과학수사연구소에서나 가능할 것 같은 고도의 기술일 텐데 말이지요. 어찌되었건 이 찍새를 잡아 킴의 소재를 파악하려는 것으로써 브라이언의 '목숨 걸고 킴 구하기' 작전은 본격적으로 펼쳐지게 됩니다.
'킴을 돌려보내주지 않으면 찾아내서 없애버린다'는 브라이언의 경고에 납치 및 인신매매중개상은 불안정한 알제리 억양으로 'good luck'을 내뱉는데요, 자신에게 위해를 가할 수도, 찾아낼 수도 없을 것이라는 얼빵한 생각이 낳은 결과겠지요.
허나, 딸을 잃을 위기에 있는 아빠의 분노는 도저히 막을 수 없음이니 결국 킴을 납치하고 'good luck'이라 놀려댄 이놈은 브라이언에 의해 전기마사지를 받으며 골로 보내지게 되지요.
이 장면은 나중에라도 딸의 위험을 놓고 아버지와 흥정을 하는 놈들에게는 훌륭한 교훈이 될 것 같습니다. 협상은 최대한 공손하게, 최고의 예의를 갖추어야 하며, 그 이전에 이런 몹쓸 짓은 꿈에서라도 하지 않는 게 낫다는 것을 말이죠. 함께 보던 아내의 입에서도 "잘 돼졌다. 썩을 놈 같으니라고'라는 말이 터져나오는 걸 보면 이 세상 부모 마음 다 똑같지 않나 싶더랍니다.
아... 교훈 하니까 생각나는 장면이 하나 더 있습니다. 평소 남자와 자는 것을 지극히 자연스럽게 생각하던 아만다의 비참한 최후가 바로 그것입니다. 19살(17살의 킴보다 두 살이 많다 했으니까)의 눈부신 나이를 마음껏 누려보지도 못한 채 마약에 찌들리고, 남자의 정액받이가 되어 죽게 되니까요. 다 때가 있다는 것이니 나이에 맞는 생활을 하는 게 좋다는 뜻일 겝니다.
킴은 주인공답게 마지막까지 살아남아 인신매매 경매장의 마지막 매물로 나오게 됩니다.
순결보증이라는 프리미엄 딱지를 얹어 상종가를 치게 되려는 찰나 그토록 찾아 헤매던 딸의 모습을 브라이언의 얼굴은 세상에서 지을 수 있는 모든 표정이 잘 담겨져 있습니다. 아! 얼마나 가슴이 뛰고, 화가 나고, 지켜주고 싶었을까요?
마지막까지 킴을 구해내기 위한 브라이언의 처절한 아빠본능은 역주행까지 감행하게 만들고, 킴의 목에 칼을 대고 있는 돼지비계에게는 정의의 총탄을 박는 것으로 '목숨 걸고 킴 구하기' 작전은 종료됩니다.
아빠 중에서도 '슈퍼 갑(甲)'의 아빠라 할 수 있는 브라이언의 딸 사랑이 아름답습니다. 아울러 자녀를 사랑하는 마음 만큼은 모두가 별종일 수밖에 없는 이 세상 모든 아빠들에게도 힘내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싶습니다. - By 불탄 09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