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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한가지씩 매일 바꿔서, 골라서 먹는 재미를 의미하는 '31'이라는 캐치프레이즈로 내걸며 대한민국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에서 절대적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배스킨라빈스.

1985년에 정식으로 론칭에 성공하였으니 벌써 26살의 청년기업입니다.
그러다보니 명실공히 국내 최대의 아이스크림 브랜드인 것 만큼은 사실일 터이지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지금은 최종적으로 부도처리가 되어 아이스크림 시장에서 사라져버린 코니아일랜드가 초기에 배스킨라빈스의 공격적인 로드매장 공략에 맞서는 전략을 세웠더라면 지금의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처럼 재미없지는 않았을 겁니다.

어쨌든 배스킨라빈스는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의 강자입니다. 자본력으로 밀고 들어온 롯데의 나뚜루도 지금은 있는 듯 없어 보이고, 비벼먹는 아이스크림을 표방했던 젤라또 아이스크림의 성장세도 몹시 둔화된 것처럼 보입니다. CJ가 자신있게 론칭한 콜드스톤 크리머리 역시 직영점 위주로 운영하면서 고급화를 지향하고 있지만 그렇게 큰 반향은 불러 일으키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일까요?

계속해서 배스킨라빈스의 횡포가 귀에 들려옵니다. 어찌보면 독과점의 지위까지 누리고 있는 배스킨라빈스는 광고와 홍보에 있어서 많이 앞서갔던 때도 있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영업을 지속하려는 마음이 있는 회사인지에 대한 의구심을 갖게 할 정도로 어처구니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가맹계약에 있어서의 부당 계약은 어느 정도 알려진 내용입니다. 또 이러한 내용은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본사의 입장에서는 욕을 먹는 한이 있더라도 본사의 수익을 위해 집행할 수밖에 없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프랜차이즈 본사의 가장 큰 마진은 신규점포의 오픈에 있습니다. 그 다음을 차지하는 것은 식자재의 공급마진이지요. 브랜드 간판을 달고 있다는 것 하나 만으로 가맹점 사업자들은 어쩔 수 없이 불합리한 가격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납품을 받아야 합니다. 간판을 내리고 장사를 할 수는 없을 테니까요.

그런데 이번 배스킨라빈스의 마케팅은 한숨이 아니라 하품이 나올 지경입니다. 뉴스를 보니 이벤트 내용 중에 1등 당첨자에게 일본 여행을 경품으로 내걸었던 것이 화근이 된 것 같습니다. 그것도 벌써 5~6개월을 끌어왔던 사안입니다. 해당 경품을 돈으로 환산하면 100만원이 조금 넘는 금액이지요.

소비자 입장에서는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만 마케터 입장에서는 무척이나 답답한 일입니다. 여기에는 경품 이벤트를 대행하는 대행사가 무책임한 행동으로 대응했거나 소비자가 경품을 타기 위해 적어 놓은 인적사항만을 취득하고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었을 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건 배스킨라빈스의 이름으로 경품이벤트를 진행했다는 것이니 어찌되었건 뉴스화 되기 전에 조치를 빨리 취했어야 합니다.

자신들이 도저히 이길 수 없을 것 같아 항소도 포기한 시점에서 경품 이벤트에 해당하는 금액과 함께 지연이자를 지급하라는 법원의 판결을 이래저래 변명을 해가면서 미루기만 했다는 건 명백히 소비자를 우롱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리게 합니다. 어쩌면 독점적 지위에 있는 기업이 가질 수 있는 전형적인 도덕불감증에 의한 해프닝일지도 모를 일이지요.

그렇다는 것은 정말이지 이 기업의 마케팅팀에서는 마케팅의 "마"자도 꺼내면 안되지 싶습니다. 혹시나 그럴리는 없겠지만 배스킨라빈스 마케팅팀에서는 이렇게 뉴스에 오르내렸으니 한 건 크게 성공시켰다고 축배를 들지는 않겠지요?

그나저나 100만원으로 해결할 수 있는 간단한 사안을 이렇게나 키워놨으니 도대체 앞으로 어떻게 처리 할런지...
이 일로 해서 힘없는 실무자들만 죽어나가는 것은 아닌지 정말 한심스럽기만 합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