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준비생에게 범죄경력회보서를 제출하라는 회사 - 어떻게 해야 할까?
취업 준비생이 취업을 희망하는 회사에 제출하는 서류는 무척이나 많습니다. 그런데 간혹 범죄경력회보서의 제출을 요구하는 회사가 있는 것 같습니다. 개인의 범죄경력은 민감한 개인정보인 것 같은데, 회사의 이런 요구에는 어떻게 응해야 하는 걸까요?
이와 관련, 자본과 국가권력으로부터 독립적인 네트워크 기반을 구축하여 사회운동 진영이 상업적 서비스의 범위를 넘어서 보다 풍부하게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는 '진보네트워크센터'(진보넷)에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어떤 직장이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일반 기업은 대부분 해당 사항이 없습니다. 법률에서 규정한 몇몇 직업(유치원·학교·체육시설·어린이집 등 종사자, 청소년상담복지사, 결혼중개업 종사자, 의료기관 종사자 등)에서만 범죄경력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구체적인 상세설명을 다음과 같이 덧붙이고 있습니다.
"기업에서 범죄경력회보서(범죄경력자료가 담긴 문서)를 요구하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대부분 불법입니다. 범죄경력회보서는 아무나 볼 수 없습니다.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 제6조 제1항에서 어떤 경우에 범죄경력회보서를 확인할 수 있는지를 나열하였고, 그나마 조회 목적에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해당 관련법규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수사자료표에 의한 범죄경력조회 및 수사경력조회와 그에 대한 회보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 그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조회 목적에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 할 수 있다.
- 범죄 수사 또는 재판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 형의 집행 또는 사회봉사명령, 수강명령의 집행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 보호감호, 치료감호, 보호관찰 등 보호처분 또는 보안관찰업무의 수행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 수사자료표의 내용을 확인하기 위하여 본인이 신청하는 경우
- 「국가정보원법」 제3조제2항에 따른 보안업무에 관한 대통령령에 근거하여 신원조사를 하는 경우
- 외국인의 체류허가에 필요한 경우
- 각군 사관생도의 입학 및 장교의 임용에 필요한 경우
- 병역의무 부과와 관련하여 현역병 및 사회복무요원의 입영(入營)에 필요한 경우
- 다른 법령에서 규정하고 있는 공무원 임용, 인가·허가, 서훈(敍勳), 대통령 표창, 국무총리 표창 등의 결격 사유 또는 공무원연금 지급 제한 사유 등을 확인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
- 그 밖에 다른 법률에서 범죄경력조회 및 수사경력조회와 그에 대한 회보를 하도록 규정되어 있는 경우
② 수사자료표를 관리하는 사람이나 직무상 수사자료표에 의한 범죄경력조회 또는 수사경력조회를 하는 사람은 그 수사자료표의 내용을 누설하여서는 아니 된다.
③ 누구든지 제1항에서 정하는 경우 외의 용도에 사용할 목적으로 범죄경력자료 또는 수사경력자료를 취득하여서는 아니 된다.
④ 제1항에 따라 범죄경력자료 또는 수사경력자료를 회보받거나 취득한 자는 법령에 규정된 용도 외에는 이를 사용하여서는 아니 된다.
위 법률에서 범죄경력자료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한 직업은 아동관련기관, 성매매피해상담소, 청소년상담복지센터, 결혼중개업, 의료기관 등 종사자로 한정되어 있습니다. 더불어 보육교사, 장애인 활동보조인 등 직종에 따라 범죄경력을 조회할 수 있도록 규정된 개별 법률들이 있습니다.
한편 개인정보 보호법 제23조와 동법 시행령 제18조에서는 범죄경력자료가 민감 정보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법률에 따라 이런 정보를 수집하거나 이용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정보주체의 동의를 별도로 받아야 합니다.
끝으로 진보넷은 아래와 같은 결론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특수한 직종에 속하지 않는 일반 기업들이 정보주체가 동의하지 않는 범죄경력자료를 조회하거나 이용하는 것은 불법입니다. 범죄정보는 차별로 이어질 수 있는 민감한 개인정보이기 때문에 함부로 조회되어서는 안 됩니다. 사기업들이 관례적으로 범죄경력회보서를 요구하는 관행은 고쳐져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