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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산업에서 컨버전스(Convergence)가 대세를 이루는 가운데, 향후 컨버전스가 고도화되면 될수록 그 반대되는 현상인 다이버전스(Divergence)를 촉발시키는 역설적인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다이버전스는 고객들에게 새로운 효용 가치를 제공하면서 전자산업내 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가져다 줄 한 축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Target 영역을 잘 설정하면 자원과 규모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호기를 맞을 수도 있을 것이다.

다이버전스 제품 사업에서의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다음의 4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다이버전스 제품 시장에 적극 진출하는 시기는 기존 컨버전스 제품이 성능 향상이나 기능 확장을 통해 계속 성장하는 시기보다는 성숙기에 이른 시점이 적절하다.

둘째, 특정 기능을 보다 편리하게 이용하고, 최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폼 팩터를 창출하는 것이 관건이다.

셋째, 철저한 선발 진출을 모색해야 하며, 단품 중심의 접근보다는 제품군 차원으로 접근해야 한다.

넷째, 다양성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조직구조로의 전환을 바탕으로 창의적인 지식 창출 시스템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현 시대 패러다임의 거대한 조류 중 하나가 컨버전스(Convergence)라는 점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컨버전스가 기업 비즈니스 측면에서 현재의 가장 핵심적인 패러다임으로 자리잡은 배경은 갈수록 다양화·고도화되는 고객 니즈 변화를 제대로 만족시키기 위한 가장 확실한 혁신 수단이기 때문이다. 기술 성숙과 경쟁의 첨예화 등으로 기존에 없는 완전히 새로운 제품·서비스의 창출은 점점 힘들어지고 있으며, 추진과정에서 엄청난 비용과 시간 소요가 필요하다. 반면 다양한 제품·사업 분야에서 이미 검증된 기술, 아이디어 등을 창조적으로 재조합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인 혁신 방안이며, 이것이 바로 컨버전스인 것이다.

특히 디지털화를 통해 기술의 복제 및 융합·해체가 자유로운 전자산업에서는 컨버전스가 전자기기의 발전을 규정하는 가장 큰 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 스마트폰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휴대폰의 경우 완전 컨버전스의 방향으로 진화하면서 과거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의 다양한 컨텐츠·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면 향후에도 컨버전스가 전자기기의 진화 측면에서 가장 강력한 동인(Driving Force)으로 유지될 것인가?

전자산업에서 컨버전스가 주류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사실이나,기업들이 이러한 주류 트렌드만을 추종할 경우 경쟁사들과 차별화하기 힘들 뿐만 아니라 레드오션적인 사업을 반복할 우려도 있다. 이는 이미 컨버전스 트렌드를 읽고 시장을 선점한 선도자들이 다수 존재하는 한편, 시장에 정보가 상당히 노출되어 대다수 기업들이 비슷한 방향성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들은 주류 트렌드를 벗어난 차별적인 트렌드를 읽어내어야 진정 경쟁에서 자유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컨버전스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특정 효용과 편익에 특화한 가치만을 집중적으로 제공하는 다이버전스(Divergence) 현상을 주목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많은 분석에서 다이버전스에 대해 언급해 왔으나, 컨버전스에 반해 불황기 때와 같은 상황에서 나타날 수 있는 일시적인 유행 같은 것으로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컨버전스가 최고의 가치를 누리는 시대에서 그 역설적인 현상인 다이버전스가 가지는 의미와 실체를 규명하고, 다이버전스 현상을 활용한 기업들의 대응 방안에 대해 살펴 본다.


Ⅰ. 컨버전스의 패러독스, 다이버전스


전자기기 분야에서 다이버전스는 전자산업 내 다양한 기술·기능들의 융합을 뜻하는 컨버전스와는 반대되는 개념으로, 전자기기들이 특정 기술·기능 중심으로 전문화·분화되거나 복잡·다양한 기능들이 보다 간편화되고 단순화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디스플레이 화면을 통해 독서, 일정관리 및 메모 등이 가능한 e-book, 최근 급속히 시장이 확대하고 있는 미니 노트북 형태의 넷북, 모션 픽처를 강조한 디지털 액자, 애플의 아이패드와 같은 테블릿 PC 등이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러한 다이버전스 제품이 의미 있는 시장을 창출할 것으로 보는 이유로는 ▼고객 니즈가 갈수록 세분화되면서 특정 기능에 대한 전문성 강화를 요구하는 경향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 ▼개별 특화기기의 기술 발전 속도가 보다 빠르게 진행되어 컨버전스 제품의 성능이나 기능이 상대적으로 열세에 놓이기 쉽다는 점 등을 이야기한다.

다이버전스 제품들이 최근 들어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분명하나, 다이버전스 현상은 과거에도 지속적으로 있어왔던 상황이며 지금까지는 다이버전스 제품 중에서 거대 시장을 형성한 것은 그리 많지 않았다. 특히 다이버전스가 소비자에게 새로운 효용가치를 부여하고 기업들에게 커다란 부를 가져다 줄 파괴력을 지닌 것으로 간주하지 않아 왔던 것도 사실이다. 이는 다이버전스에 대해 다음과 같은 선입관이 있었기 때문이다.



다이버전스에 대한 오해





첫째, 다이버전스를 일시적 유행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즉 다이버전스는 불황기와 같이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소비 성향을 보이면서 저가격과 기본 기능에 충실한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할 때 부각되는 현상으로 간주한다. 따라서 다이버전스 제품은 주류 시장보다는 틈새 시장을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될 여지가 크기 때문에 컨버전스 제품에 비해 대중 시장 창출력이 떨어진다는 견해이다.

둘째, 다이버전스 제품은 기술적 혁신과는 상관 없이 싼 가격으로만 승부하는 사업으로, 시장의 선도 기업 입장에서는 부가가치가 그다지 높지 않은 것으로 간주한다는 점이다. 즉 다이버전스 제품의 경우 후발주자들이 틈새 시장을 겨냥해 단순히 저가격으로 차별화하는 수단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셋째, 다이버전스 제품이 기존 컨버전스 제품 시장을 대체하면서 카니발라이제이션(자기 시장 잠식)할 우려가 있다고 여긴다는 점이다. 다이버전스 제품은 기존 컨버전스 제품에서 몇 가지 기능들을 제거하여 보다 단순화시킨 유형이 대부분으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기보다는 기존 시장의 중저가 영역을 대체·잠식하는 경향이 크다는 것이다.

이상과 같은 이유로 인해 선도 기업들의 경우 다이버전스 제품의 사업 가치를 컨버전스 제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게 보면서, 다이버전스 제품을 자사의 주력 사업으로 전면적으로 밀기보다는 시기별, 지역별 상황을 감안한 전략적 틈새 제품의 일환으로 활용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다이버전스 제품의 경우 일시적 유행으로 틈새 중심의 시장 형성, 가격 경쟁에 따른 낮은 부가가치 창출, 기존 제품에 대한 시장 잠식 우려 등으로 향후 대세로 자리잡기 힘든 것인가?


컨버전스의 역설, 다이버전스의 중요성

역설적인 사실은 향후 컨버전스가 고도화되면 될수록 다이버전스를 촉발시킬 뿐만 아니라, 다이버전스를 더 의미있는 존재로 만들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먼저 컨버전스가 고도화되면서 사용 방식의 복잡화에 따른 기능 피로 현상의 심화 등으로 오히려 전문화·세분화를 촉진시킬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컨버전스를 통해 제품의 기능이나 사용 방식이 복잡해지면서 자신이 필요로 하는 기능 이외의 것은 부담스럽게 여기고, 단순하고 쉬운 사용 방식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점점 더 많아진다는 것이다. 또한 전자기기가 완전 컨버전스의 방향으로 나아갈수록 기능의 다양성 확보보다는 최적 폼 팩터(Form Factor) 구현이 무엇보다도 중요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폼 팩터란 ▼크기, 무게, 재질과 같은 휴대성 측면, ▼외관타입, 슬림화 등과 같은 디자인, ▼입력 방식, 디스플레이, 메뉴구조와 같은 사용자 인터페이스 등 전자기기의 형태를 규정하는 요소를 의미한다.

역사적으로 볼 때 전자산업에서는 기능의 다양화와 폼 팩터의 발전이 병행되어 왔다. 휴대폰을 예로 들면 전통적인 음성통화 기능이 중심이었던 때, 디스플레이 창은 시간이나 전화번호 정도를 표시하는 목적으로 활용되어 크기가 중요하지 않았다. 그러나 통화 기능 외 데이터통신, AV 기능, 컴퓨팅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들이 휴대폰에 채용되면서 디스플레이의 크기는 점점 더 커져 왔다. 그 외형적 Type 또한 다양해진 기능들을 잘 구현하기 위해 Bar형, Flip형, 폴더형, 슬라이드형, 회전형, 터치 스크린형 등으로 계속 변화해 왔다.

물론 휴대폰의 경우 당분간은 스마트폰이 가져온 열풍이 지속되면서 보다 다양한 기능을 구현하는 완전 컨버전스의 방향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현재는 다양한 기능 추가에 보다 관심이 있을 수 있으나, 해당 기능들을 계속 사용하다 보면 이를 보다 편리하고 최적으로 구현하는 방향으로 니즈가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시간이 지날 수록 기능 확장보다는 폼 팩터 구현이 보다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즉 스마트폰 내에서도 다양한 컨텐츠·애플리케이션을 채용하기보다는 주요 기능들을 편리하게 이용하고, 제대로 구현할 수 있는 폼 팩터를 만드는 데 초점을 둘 가능성이 크다. 더불어 단일 휴대폰내에서 스마트폰이 가진 여러 기능들을 모두 다 최적 구현할 수 있는 폼 팩터를 만들기는 어렵다. 이럴 경우 킬러 앱이 될만한 몇 가지 기능들을 특화해 채용하고, 해당 기능들을 이용하는 데 적합한 폼 팩터를 갖춘 다이버전스 제품 시장이 보다 활성화될 여지는 충분하다.

예를 들어 워드 프로세싱, 게임, E-Mail, 네비게이팅 기능, 지식검색, 블로그·미니홈피·커뮤니티 등의 애플리케이션은 보다 원활한 입력 방식과 넓은 디스플레이 화면이 필요하기 때문에, 기존 휴대폰의 폼 팩터로는 최적으로 수용하기 힘들다. 이러한 애플리케이션들을 중심으로 다이버전스 제품들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기존 휴대폰과는 상이한 폼 팩터를 지닐 것이다.

이상의 측면을 감안할 때 다이버전스는 일시적인 유행이 아닌 지속적 트렌드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 가격 경쟁을 벗어나 새로운 가치 제공을 통해 프리미엄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 기존 컨버전스 제품의 대체가 아닌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 등을 알 수 있다. 향후 다이버전스는 고객들에게 새로운 효용가치를 제공하면서 전자산업 내 기업들에게 커다란 부를 가져다 줄 큰 축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Ⅱ. 다이버전스 제품의 유형


이제 다이버전스 제품의 특징을 규명하여 그 유형별로 어떠한 공략 포인트가 있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다이버전스 제품의 경우 기능 및 폼 팩터 변화를 중심으로 다음과 같은 3가지 형태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유형Ⅰ: 기존 컨버전스형 제품의 간편화


첫째, 가장 널리 알려진 다이버전스 형태로, 컨버전스 제품에서 고객들이 크게 선호하지 않는 기능들을 제거해 기능을 간편화한 한편, 사용자 편의성을 향상시킨 제품 유형이다.

이는 해당 컨버전스 제품이 성숙기 시장에서 저가형 제품을 통해 신규 시장을 창출하는 형태이다. 소위 다이어트형 제품으로 일컬어지는데 앞서 언급한 넷북, 촬영 중심의 보급형 디지털카메라, 음성통화 중심의 Basic폰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러한 형태의 다이버전스 제품은 기본적으로 소비자들이 부담없이 구매할 수 있도록 가격이 충분히 매력적이어야 한다. 단순하고 사용하기 편해야 하며, 해당 기기가 제공하는 기능이나 성능이 컨버전스 제품에 비해 좋아야 한다.

주목해야 할 점은 복합기능이 해체되면서 보다 간편화되더라도 과거의 컨버전스 제품에서 기능만을 단순화시킨 형태에 머물러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앞서 다이버전스에 대한 오해에서도 살펴보았듯이 컨버전스 제품에 비해 저가격과 단순화만을 강점으로 했을 때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기보다는 기존 시장의 중저가 영역을 대체·잠식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즉 특정 기능들은 오히려 강화하면서 이를 고객에 대한 소구 포인트로 강조해야 것이다. 더불어 기능 해체를 통한 간편화를 넘어 새로운 기능을 추가함으로써 고객 효용 가치를 높이고 프리미엄을 제고시키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다이버전스 제품 유형의 경우 기존 컨버전스 제품에서 폼 팩터 변화가 크지는 않지만, 폼 팩터의 구성 요소 중 일부를 개선해 차별화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넷북의 경우 크기·무게 및 슬림화 등 휴대성 측면의 폼 팩터 개선을 강조하였고, 곧 출시될 아이패드의 경우 아직 그 성공 여부를 알 수는 없으나 풀터치 스크린을 채용하여 기존 노트북 대비 차별적 UI를 갖추고 있다.


유형Ⅱ : 완전 다이버전스 형태


둘째, 전형적인 완전 다이버전스 형태로 Target 시장별로 전문화·세분화한 특화 제품 유형이다. 이러한 제품 유형군에서는 해당 특화 기능을 최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폼 팩터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특화 애플리케이션 기기는 게임, 휘트니스, 증권거래, MMS(멀티미디어 메시지 서비스), 패션 액세서리, 채팅 등 특정 킬러 애플리케이션만을 특화·채용한 다이버전스 제품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손목에 차고 혈당량이나 운동량 등을 측정하는 것을 주 기능으로 하는 휘트니스 폰, 온라인에 접속하여 유명 게임을 실행하는 게임폰,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들의 동영상을 디스플레이 창에 구현한 패션 액세서리 폰 등을 들 수 있다. 또한 M2M(Machine-to-Machine), 위치신호발신, 인터넷접속 등 데이터통신에 특화된 커뮤니케이션 모듈도 이에 해당한다. 커뮤니케이션 모듈의 사례로 노트북이나 PDA용 통신모듈, 아동, 애완동물, 자전거용 위치신호발신기, 화물위치 추적기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기기들은 기존 전자기기와는 상이한 형태를 갖출 것으로 보이는데, 특정 애플리케이션 구현에 그 초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휘트니스 폰은 휴대성 및 방진·방습 등을 강화할 것이며, 패션 액세서리 폰은 18K 금도장 등 외관을 고급화하고 디자인을 화려하게 꾸미는 데 그 중점을 둘 것이다.

완전 다이버전스 제품 분야에서는 단일 기능만으로도 충분한 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는 킬러앱 발굴과 해당 킬러 앱 기능을 최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폼 팩터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개별 제품들이 워낙 다양하여 기업들이 전면적으로 대응하기에는 리스크가 존재할 것으로 보인다. 즉 시장 특성을 고려한 선별적 대응이 필요하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증강 현실 서비스를 전용으로 하는 태블릿 형태의 투명 디스플레이 기기, 게임 폰 등이 우선적인 후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유형Ⅲ : 새로운 부분 컨버전스 제품


셋째, 전문 기능 중심으로 특화하되, 몇 가지 기능들을 복합적으로 추가함으로써 아예 새로운 영역을 창출하는 부분적 컨버전스(Partial Convergence) 제품 유형이다.

모바일 컴퓨팅기기, 오토-인포테인먼트(Auto-Infotainment) 기기, 아이패드와 같은 테블릿PC, 디지털 액자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모바일 컴퓨팅 단말의 컨셉을 예측해 보면, 데이터통신과 더불어 정보 저장·가공 등의 기능을 강화하면서 현재의 PDA나 HPC(헬드헬드 PC) 등이 진화한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 수집·작성·편집, DB 관리, PC 동기화 기능 등 데이터 통신과 프로세싱이 핵심 기능이며, 이를 위해 고속 프로세서, 대용량 메모리 등을 내장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원활한 컴퓨팅을 위해 현 PDA 수준 또는 보다 넓은 디스플레이, 워드 프로세싱이 가능한 착탈식 키보드 등을 보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토-인포테인먼트 기기의 컨셉을 예측해 보면 위치 추적 및 지도 DB, TV·라디오 수신, 긴급 구난 등 차량 운행 관련 위치기반 서비스에 특화된 텔레매틱스 기기가 진화된 형태가 될 것이다. 증강현실서비스와 여행시 해당지역 안내 등과 같은 기능을 차별적 기능으로 부각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차량 운행의 편의성·안정성 제고에 적합한 폼 팩터를 갖추어야 하는데, 10인치 수준의 넓은 디스플레이를 보유하고 리모콘, 터치스크린, 음성인식 등 다양한 입력 방식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차량내 타 전자기기들과 연동되며, 차량의 안전 상태 등을 디스플레이에서 표시해 줄 수도 있을 것이다.


Ⅲ. 다이버전스 제품의 성공 포인트


이상에서 다이버전스 제품이 향후 전자산업에서 의미있는 한 축을 차지하면서 소비자 효용가치를 창출하고, 기업들에게 새로운 부를 가져다 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살펴보았다.

대기업 입장에서는 다이버전스 제품 사업에 성공적으로 대응할 경우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고,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적절한 Target 영역 설정을 통해 자원과 규모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호기를 맞을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남은 관심사는 다이버전스 제품 사업에서 기업들이 우위를 누리기 위한 차별적 방안은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적절한 진출 시기는 컨버전스 제품의 성숙기

다이버전스 제품의 경우 개발·출시 타이밍이 중요하다. 기존 컨버전스 제품이 성능 향상이나 기능 확장을 통해 계속 성장하는 시기보다는 성숙기에 이른 시점을 포착,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성공 확률이 높다. 일반적으로 혁신적 신제품이 출현하게 되면 기존 시장을 대체·잠식하거나,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게 된다. 이후 해당 제품이 가지는 기능들의 성능이 향상되는 한편, 컨버전스를 통해 기능 확장이 일어나게 된다. 이러한 과정에서는 고객들이 컨버전스를 통한 다양한 기능 사용에 보다 큰 관심을 가지게 된다. 반면 컨버전스 제품이 성숙기에 이르게 되면 고객들은 다기능보다는 특정 기능 중심의 다이버전스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게 된다.


최근 각광받는 넷북의 경우, 90년대 중후반 유수의 전자기업들을 중심으로 개발·출시 붐을 이뤘던 HPC(핸드헬드 PC)와 유사한 점이 많다. HPC는 기존 PC의 기능을 단순화하고, 크기 및 무게 면에서 휴대가 간편하도록 만든 미니노트북 형태의 기기였다. HPC의 실패 이유로는 마이크로프로세서나 OS의 표준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 열악한 통신 인프라 환경 등을 들 수 있으나, 무엇보다도 당시 성장 초기에 있던 노트북의 대체재로 포지셔닝했기 때문이다. 노트북의 경우 당시 성능 향상이나 기능 확장이 급속히 이루어졌던 시기였으므로, 고객들은 단순·간편 기능의 HPC보다는 노트북을 보다 선호했던 것이다. 반대로 10여년이 지난 현시점에서 노트북의 기술 발전이 어느 정도 성숙 단계에 이르자, HPC와 비슷한 컨셉의 다이버전스 제품인 넷북은 상당한 규모의 시장을 만들어 나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HPC와 넷북의 사례를 감안하면 과거에 실패한 제품이라고 해서 이를 외면해서는 안된다는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즉 비슷한 컨셉의 제품일지라도 출시 타이밍에 따라 컨버전스 제품 성숙도, 인프라 여건 등이 달라져 그 성공 여부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매력적인 폼 팩터 구현이 관건





다이버전스 제품의 성공 여부는 무엇보다도 해당 제품의 폼 팩터가 얼마나 매력적인가에 달려 있다. 왜냐하면 다이버전스 제품 자체가 컨버전스 제품에 비해 특정 기능을 보다 편리하게 이용하고, 최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생성되었기 때문이다.

창의적인 폼 팩터 창출을 위한 아이디어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폼 팩터의 자유도를 높일 수 있는 혁신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입력 측면에서 음성 인식, 동작 인식 등 인간의 감각을 느끼고 표현하는 오감 인식 기술, 자율 제어, 인지·판단, 학습, 감성 재현 등을 포함하는 인공지능 기술, 디스플레이의 크기·모양 등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물리적인 디스플레이가 필요 없는 3D 디스플레이 등이 그 사례이다.





예를 들어 3D(홀로그램 형태) 디스플레이는 공중에 실제 3차원 이미지를 투영하는 디스플레이로서 이러한 기술이 전자기기에 적용될 경우 크기, 무게, 디자인 등의 자유도를 유지하면서 대화면 구현이 가능할 것이다. 버츄얼 키보드는 책상 위, 공중 등에 투영한 키보드 화상에 타이핑하여 문자를 입력하는 기술로서, 모바일 기기에 적용될 경우 경우 현재의 크기, 무게를 크게 변화시키지 않고 노트북 수준의 키보드를 구현할 수 있다. 또한 음성인식과 같은 기술이 원활히 구현될 경우 메뉴 및 문자 입력을 음성으로 처리할 수 있어 키보드 부착 없이 사용자 친화적인 인터페이스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혁신 기술들은 폼 팩터 매력도 유지 및 개선에 있어 가장 큰 제약 요인인 디스플레이와 키보드 등의 문제를 해결하여, 차별적인 다이버전스 제품을 창출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게임 룰 및 사업 모델 변화에 대응

다이버전스 제품의 경우 기존과는 다른 게임 룰이 생성될 여지가 크다.

첫째, 다이버전스 사업 영역에서는 철저한 선발 진출(First-to-Market) 전략이 필요하다.
다이버전스 제품의 경우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며, 진입장벽이 높지 않거나 라이프사이클이 짧은 제품이 꽤 있을 것이다. 이를 적절히 공략하기 위해서는 철저히 선발 진출하여 선발자 프리미엄을 누리고 재빨리 다른 제품·시장으로 이동할 수 있는 스피드가 필요하다. 이에 생산시스템의 경우도 스피드와 다양성을 충족시킬 수 있도록 다품종 소량 또는 대량 생산을 대비한 체제로의 전환이 요구된다.

둘째, 단품 중심의 접근보다는 제품군 차원으로 접근해야 한다.
앞으로의 모든 전자기기들은 단독으로 존재(Stand-alone)하지 않고, 웹 환경과 네트워크로 연결되거나 타 기기들과 연결되어 사용될 것이다. 이용자들은 서로 연동되는 몇 가지 전자기기들을 조합해 사용하는 경향이 점점 더 늘어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몇 가지 다이버전스 제품을 패키지로 구성하여 판매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일반화될 가능성이 있으며, 서로 다른 기능을 가진 개별 다이버전스 제품들이 해당 기능에 최적인 폼 팩터를 지닐 수 있도록 다이버전스 제품군을 구성하는 능력이 필요할 것이다.

셋째, H/W 기기 판매 차원을 벗어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창출 등 솔루션 제공을 고려한 사업 모델 전개가 필요하다.
맞춤형 라이프스타일 창출은 제품 자체의 혁신만으로는 차별적 고객가치 창출이 힘들기 때문에 해당 제품과 관련된 서비스를 결합시켜 제공하는 형태로 이루어질 것이다. 기기 판매와 더불어 온라인 모니터링 및 원격진료 서비스를 결합한 U-헬스케어 서비스 사업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창의적인 지식 창출 시스템 구축

컨버전스와 더불어 다이버전스가 주류 패러다임으로 자리잡는 시대에는 고객 가치의 다양화·미세분화가 진행되면서 다양한 개인적 가치에 소구하는 비즈니스 환경으로 변모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기업들이 다이버전스 관련 사업을 성공적으로 전개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가치에 효과적으로 맞춤화하는 전략을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다양성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조직 구조로의 전환을 바탕으로 미래 다이버전스 시대를 주도하기 위한 역량 Fundamental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개인화된 고객 가치를 제대로 포착할 수 있는 대고객 채널, ▼다양한 개인적 가치에 신속·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외부자원과의 네트워크, ▼포착된 고객 가치를 지식화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만들어낼 수 있는 창의적인 지식 창출 시스템
등이 다이버전스의 물결에 대응하기 위한 핵심 역량으로 부각될 것이다.

따라서 지식 기반의 유연한 조직으로의 전환에 대응해 기업들은 지식의 창출을 주도하고 고객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조직 내외부와 소통, 공유하는 체제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최고 경영진을 포함한 조직원 대부분에게 정보·지식 환경을 공개하여 전체 조직의 참여를 유도할 필요가 있으며, 오픈 이노베이션 차원에서 글로벌 지식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최근 전자산업에서 스마트화의 바람이 불면서 부가가치가 H/W의 차별성 중심에서 컨텐츠·애플리케이션 제공 능력으로 이전해 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H/W 중심의 역량을 지닌 전자기업들은 대대적인 체질 전환 여부를 놓고 심각한 고민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향후 다이버전스 현상을 적절히 활용할 경우, H/W의 가치를 재 부각시키면서 이를 차별적 역량으로 구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릴 것이다. 전자기업 입장에서는 스마트화의 패러다임 변화에 적극 대응하는 한편, 다이버전스를 차별적 무기로 활용하기 위한 변화와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LG경제연구원]


Posted by 불탄